1등자리 안주하다간 위기닥쳐 - 외길 중견업체 사업다각화 전략

중앙일보

입력

지면보기

종합 26면

“시장점유율 1위제품을 만든다고 거기에 안주해선 안된다.새 사업 발굴을 게을리하면 언제 회사에 위기가 닥칠지 모른다.”

국내 가스보일러 시장에서 부동의 선두를 고수하고 있는 린나이코리아 강원석(姜源奭)사장이 최근 임직원들에게 강조한 말이다.姜사장은“한 제품의 강자로 군림하는 것이 회사의 미래까지 보장할순 없다”며“기존 사업에만 연연하다간 21세기에

는 아무것도 못하는 기업으로 전락할 수도 있다”고 지적했다.

린나이코리아는 이에따라 최근 무역업체인 ㈜RK통상을 만들어 이탈리아산 세탁기.세척기등을 수입해 가전(家電)유통사업에 나선데 이어'모몽'이란 브랜드의 주방시스템 시장에도 뛰어들었다.

가스기기 사업에만 매달리지 않고 가전과 부엌가구를 한데 묶어'전방위 주방공간 판촉'에 나서겠다는 전략이다.

린나이코리아만이 아니다.내수시장 선두를 달려온 한샘(부엌가구).서전(안경테)등도 사업다각화에 발벗고 나서고 있다.불황의 골이 깊어지면서 외길사업만으로 회사를 지킬 수 없다는 절박감이 작용했기 때문이다.

㈜한샘은 최근 아예 종합인테리어업체로의 변신을 공식화했다. 서울방배동 사옥 이름까지'한샘인테리어'로 바꿨다.거실.욕실.침실.부엌등 실내공간의 모든 인테리어 사업을 하겠다는 것이다. 이를 위해 사옥 인근에 1백억원을 들여 다양한 인

테리어의 유형을 보여주는'인테리어 모델하우스'를 만들고 인테리어에 들어가는 건자재 유통사업에까지 나섰다.

이 회사 조창식(趙昌植)사장은“변하지 않으면 살아남을 수 없는 시대가 왔다”며 주력인 부엌가구도 인테리어의 한 부분으로 녹여 사업을 전개할 방침”이라고 말했다.부엌가구 시장이 최근 건축경기 불황등으로 침체의 늪에 빠진 것도 인테리

어업체로의 변신을 재촉했다.

㈜서전은 지난해 안경사협회 뇌물사건 여파로 안경테 시장이 얼어붙자 토털패션사업 진출을 서두르고 있다.이 회사는 하반기부터 렌즈와 넥타이.액세서리등의 패션사업에 진출한다는 목표를 세우고 회사 안에 별도의 패션사업부를 최근 신설했다.

〈고윤희 기자〉

ADVERTISEMENT
ADVERTISEM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