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DVERTISEMENT

'아름다운 역무원' 올림픽 성화 봉송

중앙일보

입력

업데이트

지면보기

종합 10면

"남을 위해 몸을 던지고도 아무도 원망하지 않으며 묵묵히 자기 일을 하는 당신은 올림픽 정신을 스스로 실천한 분입니다."

지난해 7월 서울 영등포역에서 열차에 치일 뻔한 아이를 구하려다 두 발을 잃은 '아름다운 역무원' 김행균(42)씨가 2004 아테네 올림픽 성화봉송 주자로 선정됐다. 대회 후원사 삼성전자 측은 "아테네 올림픽 조직위원회가 제시한 성화 봉송 주자의 요건인 '사회 참여와 인류애 등을 통해 다른 사람을 감동시킨 사람'에 부합돼 김행균씨를 선정했다"고 설명했다.

김씨는 오는 7일 서울시내 48㎞ 구간에서 열리는 '2004 아테네 올림픽 성화 봉송 릴레이'에서 120명의 주자 가운데 한명으로 뛴다. 맡은 구간은 서울 을지로4가에서 을지로3가 방향 300m. 그는 사고 뒤 일곱차례의 수술 끝에 왼쪽 다리에는 의족을 차고 오른쪽은 특수 제작한 구두를 신고 재활치료를 받고 있다. 업무에는 오는 7월께 복귀할 예정이다.

김씨는 "이제는 지팡이를 짚고 걸을 수 있을 정도가 돼 영광된 마음으로 참여하기로 했다"고 말했다. 근대 올림픽 역사상 처음 시도되는 국제 성화 봉송 릴레이는 오는 4일 호주 시드니를 출발해 69일 동안 전 세계 27개국 34개 도시를 순회한다.

서울에서는 7일 낮 12시30분 송파구 방이동 올림픽공원을 출발해 올림픽 주경기장~테헤란로~국회의사당~신촌~동대문~을지로를 거쳐 오후 7시15분 시청 앞 서울광장에 도착하게 된다. 봉송 주자는 마라톤의 황영조.이봉주, 양궁의 김수녕 등 올림픽 메달리스트와 차범근 삼성축구단 감독, 김동성 국가대표 쇼트트랙 선수 등이다. 권상우.이효리.박정아.NRG 등 연예인도 합류한다. 성화는 7일 오전 일본 도쿄(東京)에서 인천공항을 통해 들어와 서울을 돈 뒤 8일 오전 중국 베이징(北京)으로 떠난다.

박현영 기자

ADVERTISEMENT
ADVERTISEM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