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무직 고용불안에 떨어 - 노동硏, 기업 86% 인력축소 대상 0순위 지목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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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21면

사무직 근로자들은 서럽다.기업의 슬림화.유연화등 구조조정이 있을 때마다 우선 감원및 전직 대상이 되고 있기 때문이다.

심지어 최근 기업경쟁력 강화를 위한 고용조정 필요성이 강조되면서 사무직 근로자들의 고용불안 심리를 일컫는'화이트칼라 블루스'라는 신조어까지 등장하고 있는 실정이다.

한국노동연구원(원장 朴煊求)은 2일 최근 실시한 기업실태조사 결과 조사대상 기업의 3분의 2 가량이 사무직 근로자의 인력축소가 필요하다는 결정을 내려놓고 있는 것으로 드러났다고 밝혔다.

2백55개 표본기업을 대상으로 한 이번 조사에서 65.5%의 기업이 인력감축의 필요성을 느끼고 있었으며 이중 86% 이상이 인력축소가 필요한 직종으로 일반 사무관리직을 꼽았다.

고용조정 방법으로 명예퇴직제를 시행하고 있거나 장차 도입예정인 기업이 전체의 절반정도(47.1%)에 이르는 것으로 조사됐다.

특히 대부분의 기업들이 고용조정 방법으로 조기퇴직(2%)보다 신규채용 억제(34.1%)나 인력 재배치(61.6%)를 꼽았지만 사무직이 수긍하는 인력 재배치는 실현가능성이 낮아 실제 사무직의 불안감은 줄어들지 않고 있는 것으로

분석됐다.

부서간 교류를 통한 인력 재배치 제도가 활성화된 기업은 전체의 4.3%로 극히 미미했으며 그나마 본인 희망에 따른 교류는 13.7%에 불과했다.따라서 대규모 인력 재배치가 이뤄질 경우 이에 적응하지 못하는 근로자들이 상당수 발생할

것으로 지적됐다.

한편 이같은 고용환경변화 속에서 정년까지 현 직장에 남아있을 수 있다고 응답한 사무직 근로자는 전체의 30%에 그쳐 근로자의 평생 직장관이 퇴색하고 있음을 나타냈다.

노동연구원 이장원(李源)연구위원은“과잉으로 판단된 사무직의 인력 재배치와 이에따른 고용안정을 위해서는 기업 자체의 인력전문화 훈련이 필요하며 비용은 근로자와 기업.정부가 공동부담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훈범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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