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핫쿨>도요타, 노조 요구보다 임금 더 올려줘 화제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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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25면

일본 최대 자동차메이커인 도요타가 잘 나가는 회사답게 '타기업보다 높은 임금'을 선언하고 나서 화제다.

춘투(春鬪:봄철 임금교섭)가 막바지에 이른 가운데 도요타자동차 경영진은 지난 17일 노조측이 요구한 월 기본급 인상분 9천3백엔보다 1백엔 많은 9천4백엔(약 6만6천8백원)을 제시했다.회사측이 요구액을 깎기는 커녕 더 얹어주겠다

고 나오자 노조측은 기뻐하기에 앞서 놀라움을 금치 못했다는 후문이다.

얼마전까지도 국제경쟁력 강화를 내세워“엔저 등으로 호전된 수익성을 보너스라면 몰라도 임금인상분에는 반영하지 않겠다”던 도요타가 태도를 바꾼 의도는 몇가지로 추측된다.

가장 유력한 것은 이번 인상을 통해 임금결정의'독자성'을 내외에 선언했다는 관측이다.한국의 경총(經總)에 해당하는 닛케이렌(日經連)과 상급노조단체가 서로 임금가이드라인을 정해 업종별로 엇비슷하게 결정하던 관행에 쐐기를 박을 작정이라는 것이다.

도요타는 지난해에도 닛케이렌의'기본급 동결'방침을 어기고 임금인상을 단행한바 있다.실적에 따라 업종별 인상률이 차이나는 것은 물론 같은 자동차 업종내에서도 도요타처럼 실적이 좋은 회사는 임금을 많이 올리고 그렇지 않은 회사는 덜 받아야 한다는 주장인 셈이다.

이와 함께 부품 하청공장 화재로 생산이 일시 중단됐던 일과 다음달부터 소비세인상으로 생활비 부담이 늘어나는등 사내외 분위기를 감안,인상폭을 확대했다는 분석도 있다. [도쿄=노재현 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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