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사들 ‘흰 가운’ 벗는다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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의사들이 흰 가운을 입기 시작한 것은 100여년전부터다. 흰 가운은 의사의 상징이자 권위를 나타낸다. 그렇다면 흰 가운을 맨 처음 입은 의사는 누구일까. 당시 몬트리올 종합병원의 외과 의사 겸 캐나다 의사협회 회장이었던 조지 암스트롱(1855~1933) 박사다. 1948년 세계의사협회가 시작한 히포크라테스 선서도 흰 가운을 입고 한다. 흰 가운은 의사 뿐만 아니라 약사나 과학자, 실험실 연구원의 유니폼이기도 하다.

흰 가운을 입는 이유는 뭘까. 병원이나 약국, 실험실에서 사용하는 온갖 화학물질로부터 자신의 옷을 보호하기 위해서다. 흰 가운은 주로 100% 면이나 면과 폴리에스터 합성 섬유로 만들어져 있다. 고온에서 세탁해도 손상되지 않는 옷감이기 때문이다. 고온에서 세탁하는 이유는 얼룩이나 병균을 깨끗하게 없애기 위해서다. 바탕이 흰 색이므로 약간의 얼룩이나 오염도 쉽게 식별할 수 있다.

최근 연구에 따르면 환자들은 의사들이 흰 가운을 입는 것을 선호하는 반면에, 의사들은 대부분 수술복을 입는 것을 좋아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흰 가운이 너무 덥고 불편하며 병균을 옮길 수도 있다고 생각하기 때문이다. 의사의 흰 가운 바깥 주머니에는 볼펜, 가위가 꽂혀 있고 주머니에는 진료 카드와 청진기는 물론 잡동사니가 들어있게 마련이다.

100년 이상 의사들이 입어온 흰 가운이 스코틀랜드에서 사라진다고 영국 ‘내셔널 헬스 서비스’(NHS: 1946년 영국에서 제정된 국민건강봉사법에 바탕을 둔 포괄적 의료제도) 측이 밝혔다. 의사가 입고 다니는 흰 가운이 병균을 옮길 수 있다는 이유다. 흰 가운은 소매가 길어 손을 씻고 나면 물기가 소매 끝에 묻는다(이에 반해 수술복은 소매가 짧다).

또 병원 바깥에서는 응급 환자를 돌볼 때 외에는 의사 가운을 입어서는 안된다. 지금까지는 의사들이 흰 가운을 입고 구내식당이나 카페테리아를 드나들었다. 또 넥타이, 시계를 착용해서도 안된다. 주머니에 볼펜이나 가위를 꽂고 다녀서도 안된다.

스코틀랜드 NHS에서는 250가지 색깔의 150가지 디자인의 유니폼 시안 가운데 하나를 골라 내년 가을 확정 발표할 계획이다. 의사들이‘흰 가운’을 벗어던지는 움직임이 스코틀랜드를 시작으로 영국 전체, 더 나아가서는 세계로 번져 나갈지 주목된다.

디지털뉴스 jdn@join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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