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與당직개편>3.15당직개편에 담긴 뜻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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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3면

신한국당의 3.15 당직개편은 무엇보다 오는 연말의 대통령선거에 대한 준비의 의미가 크다고 할 수 있다.이는 신임 당직자들의 면면을 보면 여실히 드러난다.

박관용(朴寬用)총장.김중위(金重緯)정책위의장.박희태(朴熺太)총무등 3역은 모두 92년 대통령선거에서'김영삼(金泳三)대통령 만들기'에 결정적 기여를 한 사람들이다.

朴총장은 홍보기획 업무를 총괄했고,金의장은 정치담당 보좌역을 했으며,朴총무는 민자당 대변인으로 야당의 공세를 막아냈다.金대통령과 이회창(李會昌)대표는 이들의'노하우'를 97년 대선에 다시 활용하려는 생각인 것같다.

특히 주목할 부분은 朴총장의 기용이다.그는 청와대비서실장으로 金대통령을 보좌해왔던 경험이 있다.청와대비서실 출신의원 11인 모임의 리더다.그래서 朴총장은 대선후보가 누구냐는 소위'김심(金心)읽기'의 풍향계가 될 수 있는 중진이다.

그런 朴총장을 기용함으로써 의원및 원외위원장들의 각 진영에 대한 줄서기를 효과적으로 제어할 수 있다고 본 것같다.또한 앞으로 경선을 둘러싸고 복잡하게 전개될 당내 상황에 자유경선을 표방한 金대통령이 일일이 간여하기 어렵다는 점도

감안했을 것이다.

개편에선 앞으로 전개될 정치상황도 고려한 것같다.3역 모두가 야당을 잘 아는 인사들이다.신한국당은 앞으로 야당의 여권 교란을 위한 공세가 계속 이어지리라 보고 이에 대한 대비책을 3역개편을 통해 세우려는 것같다.

金대통령과 李대표는 또 화합의 메시지도 담고 싶어한 것같다.우선 金대통령은 민주계의 소외감을 달래려 하는 것같다.최근 민주계 내부에서는 실권을 쥐어본 적도 없이 욕만 먹고있다는 불만이 확대되고 있다.

金대통령은 민주계 총장기용으로 민주계가 뿔뿔이 흩어져 제살길 찾기에 나서는 사태를 막으려한 것같다.

그러나 박찬종(朴燦鍾).이한동(李漢東)고문에 대한 특별한 배려는 보이지 않는다.때문에 이번 인선이 반(反)이회창라인의 결집을 촉진할 가능성도 있다는 관측이 제기되고 있다.

이처럼 복잡한 상황에서 새얼굴로 바뀐 신한국당 집행부가 한보및 김현철 파문,봄정국과 야당의 거센 도전등을 어떻게 헤쳐나갈지 관심이다.

<김교준 기자>

<사진설명>

화합 다짐

박관용 신임 신한국당 사무총장이 15일 오후 여의도당사에서 박희태 원내총무.이윤성 대변인 내정자와 손을 맞잡고 당 분위기 쇄신을 다짐하고 있다. <조용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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