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랑의 손길 6,000여명 - 울산 자원봉사센터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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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17면

8일 오후3시 경남울산시남구신정6동 강남볼링장 바로 옆건물 4층에 세들어 있는 울산자원봉사센터(본부장 曺永辰.34.현대자동차 근무).

15평 규모의 사무국 사무실에서'자사회'(자원봉사를 사랑하는 사람들의 모임.회장 성재순)회원 6명이 머리를 맞대고 열띤 논의를 벌이고 있었다.

'화이트 데이'를 맞아 사탕을 팔아 무의탁 노인들을 돌보기로 방침을 정하고 구체적인 행사계획을 짜고 있는 것이다.

울산자원봉사센터에는'자사회'와 같은 소그룹 봉사팀이 많다.주부봉사팀인'해바라기',남학생 모임인'나쁜 녀석들',여학생 모임인'연필방'등이 가장 활동적인 단체들.

“처음에는 황량해보여 잘 될까 걱정이 많았습니다.그런데 예상외로 주민들의 호응이 컸어요.”

95년부터 曺본부장과 함께 센터를 이끌고 있는 박두준(朴斗俊.34)사무국장은 주민 자원봉사 활동이 오늘과 같이 활성화된 것이“꿈만 같다”고 했다.

울산자원봉사센터에는 현재 6천여명의 자원봉사자들이 등록,활동하고 있다.이중 재정후원자만도 2천명이나 된다.매월 4백50만원씩 정기 후원자들로부터 모금된다.정부 지원없이 후원금등으로 꾸리는 울산자원봉사센터의 연간예산은 1억원.

94년6월'사랑의 카풀(승용차 함께 타기)운동'을 함께 한 것이 인연이 된 曺.朴씨 두사람은 이때부터 사재를 털어가면서 센터를 세우고 이끌어왔다.

朴국장은 서울대 환경대학원까지 나온 엘리트 노총각.서울에서 회사를 다니다 曺본부장의 열정에 감동,무작정 울산으로 향했다.

현대자동차의 생산직 근로자인 曺본부장은 독실한 크리스천으로 자비를 들여 센터 시설을 갖추고 현대 직원 1천7백명을 후원자로 만들었다.이젠 센터의 자체수입도 생겨 적은 돈이지만 朴사무국장등 직원 3명에게 월급도 준다.

울산자원봉사센터는 울산문화예술회관 개관,도민체전등 각종 행사때 수백명의 자원봉사자들을 동원해 지원해주고 방학때마다 중.고생 4백명을 불우시설 봉사활동에 알선하고 있다.

최근에는 13개 기업체를 대상으로 카풀운동을 다시 벌여 큰 호응을 받기도 했다.이같은 노력끝에 8일에는 13명으로 이사진을 구성,정식 사단법인으로 발돋움할 채비를 하고 있다. 〈울산=황선윤 기자〉

<사진설명>

자신들의 노력과 정성으로 일궈낸 울산 자원봉사센터 사무실에서 조영진

본부장과 박두준 사무국장이 올 사업계획등을 협의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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