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스카라의 진화, 그 끝은 어디인가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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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녀의 아름다운 눈이 지긋이 깜빡인다. 작은 눈가의 움직임 만으로도 여성스러움이 배어
난다. 그윽하고 깊은 눈매는 빼놓을 수 없는 여성의 매력 포인트 중 하나다. 눈매의 아름다움을 만드는 가장 중요한 요소는 길고 풍성한 속눈썹. 이를 향한 여성들의 로망은 끝이 없다. 마스카라에 대한 애착이 클 수밖에 없는 것이 당연지사다.
외출할 때 단 한 가지의 화장품만 가지고 갈 수 있다면? 이 질문에 미국, 프랑스 등 대부분의 서양 여성들과 일본 여성들은 단연 마스카라를 꼽았다. 다른 메이크업은 하지 않아도 꼭 마스카라는 한다는 것이 상식처럼 퍼져있는 것. 실제로 경험한 사례도 있다. 기자의 재미교포 친척은 자연주의를 지향하는 사람이라 옷도 순면 제품만 입고 과도한 메이크업도 하지 않는다. 그런데 짧게 라도 외출할 일이 생기면 어김없이 마스카라를 하고 나타났다. ‘또렷하고 깔끔한 인상을 주기 위해서는 마스카라가 필수’라면서.

마스카라의 역사는 1913년으로 거슬러 올라간다. 미국의 화학자 토마스 윌리엄스가 자신의동생인 메이블의 짝사랑을 이뤄주기 위해 그녀의 눈을 돋보이게 하는 방법으로 바셀린에 석탄가루를 섞어 속눈썹에 발라주었다. 그 덕분인지 메이블은 사랑을 얻고 결혼에 이르렀고, 토마스 윌리암스는 이에 힌트를 얻어 동생의 이름에 바셀린의 ‘린’을 붙여 ‘메이블린’이란 코스메틱 브랜드를 만들었다. 1920년대부터 본격적인 개발이 이뤄졌고 1950년대에 이르러 용기와 손잡이가 부착된 현재의 브러시 타입 마스카라가 등장하게 됐다.
오늘날 마스카라하면 ‘랑콤’이 떠오른다. 끝없는 연구와 개발을 거듭해 마스카라를 진화시켜온 결과일게다. 본래의 속눈썹을 30% 이상 길게 만들어 주기도, 최대 6배의 볼륨을 주기도 한다. 이에 멈추지 않고 올해 랑콤이 내놓은 새로운 마스카라는 종전의 그것과는 확연한 차이가 있다. 포뮬라와 브러쉬만으로 구성된 단순한 도구였다면 이를 한단계 진화시켜 공학적 메카니즘를 작은 검정 병 안에 담았다. 진동 마스카라 오실라씨옹이다.
1분에 7000회의 진동. 이 진동은 한번의 터치만으로 속눈썹을 360도 코팅시켜 ‘더 길고, 더 풍성하고, 더 세심한’이라는 마스카라의 3대 과제를 해결한다. 뷰러로 눈꺼풀이나 눈가를 찝어 눈물을 흘릴 필요도 없고 롱래쉬와 볼륨 마스카라 중 어떤 걸 선택해야할지 갈등할 필요도 없다. 마스카라의 진화는 끝은 과연 어디일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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