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상국 대우건설 사장 부인 “盧, 사과 안 하면 법적 소송”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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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상국 전 대우건설 사장의 부인 김선옥(57)씨가 “노무현 전 대통령이 사과하지 않으면 법적 소송도 검토할 것”이라고 밝혔다. 김씨는 16일자 조선일보와의 인터뷰에서 “진실을 밝히는 게 돌아가신 남편과 저희 가족들의 억울함을 달래주는 것이라고 생각한다”며 “덮고 넘어가려고 했는데 이번에 기사가 뜨니까 가슴이 후벼 파지는 것 같다”고 말했다. 그는 “상관 없는 일인 노건평씨 사건 때문에 TV 화면에 (노 전 대통령이) 당시 기자회견했던 뉴스가 다시 나오더라”고도 했다.

다음은 김씨와 조선일보와의 일문일답을 정리한 것이다.

-당시 노 대통령의 TV 기자회견을 남편과 함께 보았나.

“남편은 당시 노건평씨가 있는 김해에 가서 사장 연임을 부탁하며 머리 조아리고 한 적도 없는데, 노 대통령은 ‘좋은 학교 나오고 성공한 분’이라는 말까지 하면서 공개적으로 남편을 망신줬다. 파렴치한 사람으로 만들었다. 남편이 그렇지 않다는 건 검찰 수사에도 나오지 않느냐.”

―당시 상황을 다시 한번 설명해줄 수 있나.

“어느 날(2004년 3월 11일) 대통령의 회견이 있다고 해서 남편과 저는 그걸 서서 봤다. 나는 그 자리에서 주저앉았다. 어떻게 저렇게 회사 살리려고 노력했던 사람이 저런 대대적인 망신을 당하느냐고 생각했다. 남편은 그 길로 나갔다. 점심 때라 식사하고 나가시라고 하니까 우리끼리 먹으라고 하고 그냥 나갔다. 얼마 뒤 용산경찰서에서 집으로 전화가 왔다. 교통사고가 났나 하고 생각했는데, 투신했다는 거다. 그때 소리만 질렀다. 저녁에 임원분들이 집에 와서 ‘(회견 내용이) 사실이 아니다. (남편은) 김해 간 일도 없고, 돈을 전해준 일도 없고, 절대 아니다’고 계속 말했다. 너무 억울하다.”

―검찰은 남 전 사장으로부터 사장 연임 청탁과 함께 3000만원을 받은 혐의로 노건평씨를 기소했다.

“남편은 연임 청탁이나 그런 걸 하지 않았다고 한다. 상식적으로 처음 만나는 사람(노건평씨)한테 ‘이번에 사장 임기 다 되어가는데, 다시 사장 시켜주세요’라고 이렇게 얘기할 수 있는 사람이 얼마나 되겠나. 돈을 준 것도 대우건설을 끌어들이려 했던 민경찬(노건평씨 처남)씨와 다른 사람들이 한 것으로 알고 있다. ”

―당시 검찰 수사 상황을 기억하나.

“2004년 1월인가 아침에 출근하려는데, 별안간 (검찰이) 압수수색을 왔다. 사장 퇴임하고 두 달 정도 뒤였다. 집 앞에서 체포돼 서울중앙지검에 갔다가 이틀만인가 돌아왔고, 그 뒤로는 별 진행 상황이 없었다.”

―남편이 자살할 것 같은 징후는 없었나.

“노 전 대통령의 기자회견 전까지 그런 일은 전혀 없었다.”

―남편 자살 이후 지금까지 노 전 대통령측에서 연락이 없었나.

“없었다.”

―노 전 대통령이 어떻게 해주길 바라나.

“노 전 대통령의 사과를 바란다. 노건평씨나 이번 비슷한 사건이 나왔을 때 남상국 사장이 연임청탁을 해서 3000만원을 줬고, 노건평씨에게 찾아가서 머리 조아리고 하는 그런 일이 없었다는 게 진실이라고 밝혀지길 바란다.”

―노 전 대통령이 사과하지 않겠다면.

“민ㆍ형사 소송도 고려하고 있다. 진실을 밝히는 게 돌아가신 남편과 저희 가족들의 억울함을 달래주는 것이라고 생각한다. 그동안 우리는 숨만 쉬고 살아왔다. ”

디지털뉴스 jdn@join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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