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부그룹 “반도체 자체 개발 성공”

중앙일보

입력

업데이트

지면보기

경제 04면

동부그룹이 반도체 위탁 생산에 이어 독자제품 생산에 나섰다. 동부 계열의 동부하이텍은 TV·노트북 등에 내장돼 액정디스플레이(LCD) 패널을 구동시키는 ‘LDI(LCD Driver IC) 칩(사진)’을 자체 개발해 LG디스플레이에 공급한다고 15일 발표했다. 회사 측은 “첨단 비메모리 칩을 독자 개발해 자체 브랜드로 처음 선보인다. 이를 바탕으로 반도체 위탁생산업체에서 종합 반도체 회사로 발돋움하겠다”고 밝혔다.

개발된 부품은 LCD 패널의 전원을 제어하고 색상을 최적 상태로 유지시켜 주는 두 종류의 LDI 칩이다. 박현주 상무는 “크기가 가로 12㎜, 세로 0.8㎜에 불과해 일반 제품보다 30% 정도 작다. 같은 크기의 웨이퍼에서 칩이 30% 더 나와 원가 경쟁력이 있다”고 설명했다.

또 통상 3년 넘게 걸리는 개발 기간을 1년4개월로 줄여 납기를 단축하고 수요 변동에 탄력적으로 대응할 수 있다는 것이다.

동부하이텍은 아울러 10여 가지 차세대 LCD 관련 부품을 개발해 국내외 LCD 업체들과 사용 승인을 얻기 위한 테스트를 하고 있다고 밝혔다. 또 월 8만 장(20.3㎝ 웨이퍼 기준)인 생산 능력을 내년부터 9만 장으로 늘리기로 했다. 회사 측은 “ 미국 실리콘밸리를 비롯해 싱가포르·인도·중국 등지에 개발센터와 마케팅 법인을 설립했다”고 말했다. 암·시놉시스 같은 해외 반도계 설계회사와 제휴해 앞선 설계기술 확보에도 나서기로 했다.

동부하이텍은 이날 LDI 칩 개발을 주도한 박용인 부사장을 반도체 부문 대표로 선임했다. 그는 “LDI 시장 규모가 올해 66억 달러에서 2012년 83억 달러로 클 것으로 보여 관련 조직을 키우고 시스템 IC 같은 비메모리 제품을 계속 내놓겠다”고 말했다.

최익재 기자

ADVERTISEMENT
ADVERTISEM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