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산 미역·다시마로 만든 쿠키 6·25전쟁 참전 에티오피아 간다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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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경대가 만든 다시마 쿠키 시제품.

부산의 특산 수산물 미역과 다시마로 만들어진 쿠키가 한국전쟁 참전국인 아프리카의 에티오피아에 간다. 영양 결핍으로 피폐해진 에티오피아 주민들의 웃음을 되찾아주고 한국전쟁 참전에 대한 고마움을 전달하기 위해서다.

부산시와 부경대가 추진하는 ‘기능성 수산 가공품 국제지원사업’이 에티오피아에 사랑을 전하는 주인공. 부산시 등은 내년 8000만원의 예산을 들여 미역과 다시마로 만들어진 쿠키를 에티오피아에 전달한다.

공급량은 20피트짜리 컨테이너 한 대 분량. 내년 전반기에 지역에 적합한 시제품 개발을 완료, 하반기쯤 에티오피아 주민들이 부산의 미역과 다시마로 만들어진 쿠키를 맛볼 수 있게 된다.

한국전쟁 참전국인 에티오피아 주민 대다수는 요오드 결핍증으로 힘들어하고 있다. 지리적 특성상 자체적으로 요오드가 생산되지 않는 데다 최근 내전 등으로 요오드를 보충할 수 있는 식품이나 의약품 수입이 전면 중단되면서 전체 주민의 약 40%인 3200만명이 요오드 결핍 후유증으로 다양한 질병에 시달리고 있다. 미역과 다시마엔 요드가 많이 함유돼 있다.

성인의 하루 요오드 섭취량은 75~200㎍(마이크로그램)으로 손톱 크기의 다시마의 함유량만으로 권장량이 충족된다. 이같은 구호사업이 기반이 다져지면 부산의 미역과 다시마는 국제적으로 인지도를 얻고 세계적인 브랜드로 자리잡을 전망이다. 미역과 다시마의 부산지역 생산량은 지난해 각각 2만3000t, 1만2000t으로 넉넉한 편이다. 부산시는 내년 예산사업으로 기능성 수산가공품 국제지원사업을 반영했다. 부경대는 해조연구센터를 기장군 동백리에 구축, 다시마 쿠키 등 해조류를 활용한 다양한 기능성 제품 개발을 통해 지역 특산물의 국제 경쟁력 강화를 지원키로 했다.

부경대 홍용기 교수는 “한국전쟁 참전국인 에티오피아의 주민들을 돕고 지역 특산 수산물의 판로를 개척할 수 있는 절호의 기회가 될 것”며 “2010년부터는 요오드 결핍증이 빈번한 아프리카의 다른 나라로도 확대 시행할 방침”이라고 말했다.

강진권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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