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칵테일] 40m 스로인하다 어깨 빠진 ‘인간 투석기’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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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22면

 축구공을 시속 60㎞로 40m나, 그것도 직선궤도로 집어 던지던 로리 델랍(32·스토크시티·사진)의 모습을 당분간 볼 수 없게 됐다. 전 세계 축구팬을 경악하게 만들었던 그의 어깨가 무리한 스로인 탓에 망가진 것이다.

델랍은 11일(한국시간) 영국 BBC방송과의 인터뷰에서 “시즌 초반부터 어깨에 통증이 있었지만 방치하다가 부상이 커졌다. 진통제를 맞으면서 출전을 강행해왔는데 더 이상은 힘들다”며 고통을 호소했다.

2부리그(챔피언십)에서 프리미어리그로 승격한 이번 시즌 그는 8골(상대자책골 1골 포함)을 스로인을 통해 만들어냈다. 특히 지난달 2일 아스널전에서 ‘손 어시스트’를 2개나 기록하며 2-1 승리를 이끌었다.

팬들은 델랍에게 ‘인간 투석기(Human Sling)’라는 별명까지 붙여주며 그의 스로인을 보기 위해 경기장을 찾았다. 긴 무명선수 생활에서 벗어난 감격 때문에 진통제라는 ‘최후 수단’까지 써가며 욕심을 부렸던 게 화근이었다. 경기 직전과 하프타임 때 두 번 맞던 진통제의 양을 늘리지 않고서는 버틸 수 없을 만큼 통증이 심해졌다. 아스널전 이후 ‘마법’이 서서히 풀리면서 5경기째 ‘손 어시스트’는 침묵 중이다. 7일 뉴캐슬 원정 때는 후반 11분 어깨통증 때문에 교체됐다.

델랍은 요즘 팀훈련에서 제외돼 휴식 중이다. 14일 풀럼과의 홈경기가 끝난 뒤 팀에 합류할 예정이지만 컨디션은 쉽게 나아질 것 같지 않다. 그는 “하루빨리 통증이 사라져 훈련에 참가할 수 있기를 바랄 뿐”이라고 말했다. 소속팀은 “델랍이 더 이상 진통제를 맞지 않도록 보호하겠다”고 약속했다.

하프라인 부근에서 상대 문전까지 한 번에 연결되는 ‘델랍식 롱 스로인’에 입맛을 들인 토니 풀리스 스토크시티 감독은 ‘새로운 투석기’를 시험 중이다. 일단 어깨가 좋은 이브라히마 송코에게 델랍의 역할을 맡겨봤다. 그 외에도 히긴바텀, 디킨슨, 윌킨슨 등도 롱 스로인 훈련을 시키고 있다.

최원창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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