류시열 제일은행 신임행장 인터뷰- "어떠한 외압에도 굴복 않겠다"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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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27면

“어떤 희생도 감수하겠다는 자세를 가져야만 제일은행은 회복이 가능하다.무엇보다 청탁에 의한 인사는 용인하지 않겠다.”

한보에 물려 창사 이래 최대의 위기를 맞고있는 제일은행의 신임 행장으로 선임된 류시열(柳時烈)전한국은행 부총재는 7일 취임 일성으로'공평무사한 인사'를 강조했다.다음은 柳행장과의 일문일답.

-소감은.

“착잡한 느낌이다.제일은행이 안고있는 어려움이 워낙 커서 어깨가 무겁지만 모든 것을 다시 시작하는 각오로 일할 생각이다.”

-전임 행장들이 외부압력에 굴복해 무분별하게 대출을 해줬다는 지적이 많았는데,어떻게 생각하는가.

“결코 부당한 압력에 굴복하는 일은 없을 것이다.나의 신조는 정직하게,정도(正道)를 걷자는 것이다.심사업무와 관련해서는 직원들이 소신껏 분석하고 판단할 수 있는 분위기를 조성하는데 최선을 다할 것이다.그러지 않고서는 책임의식과 주인

의식이 생겨날 수 없다.”

-수십년 동안 중앙은행에서만 일해온 사람이 과연 시중은행 경영을 잘 할 수 있을까 하는 지적도 있다.

“은행 경영이 행장 개인의 영업력에 좌우되는 것이라고는 생각하지 않는다.제일은행에는 8천명의 잘 훈련된 직원들이 있다.물론 유능한 사람을 발탁하고 한데 어울려 일할 수 있는 분위기를 조성하는 것은 나의 몫이다.힘껏 하겠다.”

-한보 경영정상화를 위한 추가 대출문제는 어떻게 처리할 것인가.대출금을 출자전환하는 방안도 거론되고 있는데.

“제일은행으로서는 추가지원이 힘든 상황에 처해있다고 알고 있다.채권은행단.관계당국과 협의해 문제를 처리하겠다.” 〈박장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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