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디어가있는공간>붙였다 뗐다 편리한 식탁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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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13면

수납장을 겸한 움직이는 조리대.냉장고 바퀴를 달아 이곳저곳을 끌고 다닐 수 있는 갈색의 마호가니 홈바.콘솔이 됐다,식탁이 됐다 하는 반원형 탁자.

경기도기흥 요리연구가 장선용(張善鏞)씨 집 거실과 부엌 사이엔 아이디어로 가득차 있다.코끼리와 말장식을 얹어두었던 벽 한쪽의 반원형 콘솔 2개가 어느새 식탁이 된다.사람이 8명일 때는 기존의 6인용 식탁 양쪽에 하나씩 붙여 8인용

으로 만들고 더 많을 땐 아예 따로 원탁을 만들어 10명이 식사를 할 수 있게 한다.

식탁에서 느낀 신기함은 張씨가 설명과 함께 펼쳐보이는 여러가지 가구들을 보면서 점점 더 진해진다.싱크대 뒤쪽에 있는 커다란 흰색 조리대는 이곳저곳을 움직여 다닌다.야채를 썰고 고기를 다지는등 조리할 때는 싱크대 오른쪽에 두고 설거

지가 힘들땐 등뒤에 두고 가끔 기대기도 한다.

육중한 조리대에 커다란 냉장고 바퀴를 달아 쉽게 옮겨다닐 수 있도록 한 것.밑에 달려있는 수납공간을 들여다보면 더욱 더 희한한 요지경이다.조리기구나 플라스틱 그릇을 넣도록 만든 서랍은 한쪽으로만 열리는 것이 아니라 양쪽으로 열리도

록 돼있다.

옆면을 열어보면 칼꽂이에 칼들이 나란히 꽂혀 있고 V자로 열리게 돼있는 쌀통도 만들어 두었다.

“아이디어의 출발은 편리함의 추구”라고 말하는 張씨는“높은 싱크대에서 오랫동안 칼질을 하다보니 어깨가 아파 조리대를 따로 만들게 됐다”고 말한다.79년 필리핀에서 생활할 때 직접 설계해 목수에게 맡겨 가구들을 만들었다고.

아이디어는 여기서 그치지 않는다.벽에 붙어있던 장식장이 끌려나오더니 뚜껑이 열리고 어느새 홈바가 된다.

윗뚜껑은 펼쳐져 손님에게 술잔을 내미는 곳이 됐고 앞쪽 문은 아래로 열려 금세 술안주를 만들 수 있는 조리대로 둔갑한다.발치의 문을 여니 술병과 다양한 크기의 술잔을 꽂을 수 있도록 원형으로 홈을 만들었다.홈둘레엔 소리가 나거나

깨지지 않도록 헝겊을 대는 세심함까지 보인다.

張씨는“부엌과 거실의 구분이 없어져 일을 하면서도 손님과 하나의 공간에 있는 것이 큰 장점”이라고 말한다. 〈글=이재국.사진=김춘식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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