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월스트리트저널>미국 노조 하향곡선-작년 가입률 0.4%P하락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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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28면

미국 노동운동이 침체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미국 노조총연맹 산업별회의(AFL-CIO)가 95년 10월 16년만에 새로운 지도자를 맞으면서 노조의 재건을 열심히 모색해 왔지만 지난해 미국 근로자의 노조가입률은 전년의 14.9%에서 14.5%로 또다시 떨어지고 말았다.

78개 산업별 노조가 모인 AFL-CIO의 총 조합원수는 1천3백만명 정도에서 지난 수년간 안정세를 보이고 있다고는 하지만 늘어나는 일자리수를 감안하면 매년 30만~40만명 정도의 새로운 노조원들이 생겨나야 한다.

존 스위니(63)연맹 위원장은 지난주 열린 연맹 겨울 정례총회 개막에 앞서 노조 이미지를 제고하는데 수천만달러의 예산을 배정하는등 노조설립 지원에 힘을 쏟겠다고 공언하기도 했다.여성근로자의 노조 참여폭을 넓힌다든가 캘리포니아 딸기

농장 근로자 2만여명,라스베이거스의 서비스직종 근로자 수만명을 노조화하는 일도 주요 사업으로 잡혀 있다.

연맹은 과거 근로자들의 자발적 노조참여 열기에 안주해 임금인상이나 여러 복지혜택을 쟁취하는데 치중했고,조직에 새로운 피를 공급하는데 상대적으로 소홀했다고 반성하고 있다.

고임근로자 위주로 흘렀던 연맹의 체질을 수정해 늘어나는 저임계층에 더 많은 비중을 두겠다는 방침도 이에 따른 것이다.연맹의 한 간부는 70년대 이후 미국의 노조 참여율이 하향세였기 때문에 이런 저런 노력에도 불구하고 단시일 안에

대세를 바꿀 수 없다는 점을 자인했다.

기업의 국경이 무너지고 이로 인해 연맹의 손길이 미치기 어려운 근로자 계층이 두터워지는 것도 상황을 더 어렵게 만들고 있다.스위니 위원장은 취임 이후 정치투쟁을 강화하고 있지만 뚜렷한 실효를 거두지는 못한 것으로 평가되고 있다.지

난해 총선에서 연맹입장을 지지하는 민주당에 3천5백만달러의 정치헌금을 몰아주었지만 민주당은 이번에도 상원에서 다수 의석을 차지하는데 실패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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