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시 “대통령 때 아내와 더 가까워져”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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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25면

“대통령 직무 수행에 따른 압박감 때문에 아내와 더욱 가까워졌다. 우리의 좋은 결혼생활이 더 좋아졌다고 말할 수 있는 건 전적으로 아내 덕분이다.”

조지 W 부시(사진) 미국 대통령은 4일 NBC방송과의 인터뷰에서 “아내 로라와 나는 수많은 일을 함께 겪었으며, 그건 멋진 여행(a fabulous journey)이었다”라며 이렇게 말했다. 함께 인터뷰한 로라는 “우리가 서로에게, 또 우리가 두 딸에게, 그들이 우리에게 주는 감성적인 지지가 (백악관 생활을 하는 데) 필요했다”라고 거들었다.

밤 9시 30분이면 잠자리에 들기 때문에 백악관 만찬행사를 거의 열지 않았던 부시는 “우린 통상 단둘이서 저녁식사를 했으며 함께 독서를 했다”라고 밝혔다. 도서관 사서 출신인 로라뿐 아니라 부시도 책읽기를 좋아한다. 로라는 “(밤에) 스포츠 경기 중계도 함께 봤고, 퍼즐 맞추기도 했다”라며 “우린 직소 퍼즐(jigsaw puzzle·조각난 것들 맞추기)을 좋아한다”라고 밝혔다.

부시는 10대 때 백악관에 들어온 쌍둥이 딸 바버라와 제나(27)에 대해 “그들이 백악관에서 여인이 됐다”라며 “버락 오바마 대통령 당선인 가족이 백악관을 찾았을 때 나의 두 딸이 오바마의 두 딸(10세와 7세)과 잘 어울리는 걸 보고 놀랐다”라고 말했다.

부시는 “평화의 확산을 위한 정책연구소를 만들고 책도 쓸 생각이지만 아내가 하라는 대로 하겠다”라고 했다. 그런 그는 로라의 뜻에 따라 텍사스주 노스 댈러스의 부촌에 퇴임 뒤 거처할 집을 마련했다. 부시는 이곳에서 자동차로 두 시간 가량 떨어진, 외국 정상들을 자주 초청했던 크로퍼드 목장에 살길 원했으나 로라는 시골인 그곳에서 여생을 보낼 수는 없다고 주장했다.

부시는 올해 초 “퇴임한 뒤 댈러스로 가자고 아내가 제안했기 때문에 양보했다”라고 말한 적이 있다. 부시 부부는 대지 약 4580㎡에 건평 790㎡로 1959년에 지어진 집을 210만 달러(약 31억원)에 샀다고 한다. 뉴스위크는 “부시 부부가 주변의 집을 추가로 매입할 것이란 얘기도 나오고 있다”라고 보도했다.

워싱턴=이상일 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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