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직원들 아기와 함께 출퇴근-서소문 삼성어린이집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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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12면

“아이를 어디에 맡겨야 하나.” 맞벌이 부부들이 떠안고 있는 최대의 고민거리다.

이에 대한 해결책의 하나로 제시된 것이 여성 근로자 3백명 이상 직장내의 탁아시설 설치 의무화.하지만 실제로 탁아시설을 마련한 곳은 대상 사업장 3백29곳중 18곳으로 5.4%(96년 보건복지부 발표)에 그치고 있을 뿐이다.

지난 12일 문을 연'서소문삼성어린이집'이 주목받는 것은 바로 이런 이유 때문이다.이미 사업장별로 수원공단'삼성전자 어린이집',삼성화재'신나라 어린이집','삼성의료원 어린이집'등을 운영중인 삼성그룹이 한걸음 더나아가 그룹 차원의 공동 보육시설을 처음으로 선보였다.

서울중구서소문동의 삼성본관과 삼성생명 건물 인근 2백35평 규모 2층 건물에 마련된 서소문삼성어린이집엔 현재 삼성물산.삼성전자.삼성생명.삼성데이타시스템등 계열사 여직원 자녀 70명이 엄마손을 잡고'출퇴근'하고 있다.서소문 일대에서 근무중인 삼성 여직원중 대상 연령인 13~48개월 사이의 자녀를 둔 사람은 1백50명.우선 선착순으로 응모한 70명만 뽑았지만 어린이집 운영이 정상화되는대로 더 많은 아이들을 받아들일 계획이다.

서소문삼성어린이집은 오전7시~오후4시,오전9시~오후6시 두 종류인 삼성그룹 근무체제에 맞춰 평일 오전6시30분~오후6시30분(토요일은 1시30분)까지 폭넓은 시간대로 운영되는게 특징. 또 시내중심가에 위치,보육비중 건물임대비 비율이 높은 점등을 감안해 회사측에서 전체 보육비의 절반이상인 71%를 지원해 주고 있다.

직원 부담은 14만1천(36개월이상)~20만4천원(24개월이하)선. 이밖에“교사 1인당 아이수가 4.5명으로 국내 어떤 어린이집보다 적고,반대로 아이 1인당 보육실 면적은 1.2평으로 매우 넓은 것등 물리적 여건이 우수한 편”이라고 원장 유미경씨는 설명한다.다만 시내 한복판에 있는 직장보육시설의 특성상 야외공간을 갖지 못한 게 단점.근처 고궁산책.옥상활용등 대안을 모색중이란다.

25개월된 딸아이를 서소문삼성어린이집에 맡긴 신미영(30.삼성물산 금융팀 대리)씨는“아이 둘을 시어머니 손에 맡겨놓고 항상 죄송했었는데 큰 아이만이라도 안심할만한 곳에서 돌봐주니 마음편하게 직장일에 열중할 수 있게 됐다”며 환하게 웃었다. 〈신예리 기자〉

<사진설명>

최근 문을 연 삼성그룹 보육시설 '서소문삼성어린이집'에서 어린이들이

교사의 지도아래 놀이학습을 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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