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생월드] 인도 파키스탄 갈등의 변수들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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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지구촌 소식을 국제부문 기자들로부터 직접 들어보는 ‘생생월드’ 시간입니다. 오늘은 김한별 기자와 얘기 나눠보겠습니다. 김 기자, 안녕하십니까?

기자: 네, 안녕하십니까

*** 인도-파키스탄, 다시 긴장 고조

앵커: ‘인도 최악의 테러’로 기록된 뭄바이 테러가 사건 발생 60시간 만에 일단락됐습니다. 이번 사건으로 인도와 파키스탄 간에 긴장이 고조되고 있다죠?

기자: 그렇습니다. 인도 정부가 뭄바이 테러의 배후로 파키스탄을 지목했기 때문입니다. 체포된 테러범들이 파키스탄 국적 혹은 파키스탄에 근거를 둔 테러조직 소속이라는 얘기가 계속 흘러나오고 있습니다. 반면 파키스탄은 ‘불쾌하다’는 반응입니다. 명확한 증거도 없이 죄를 뒤집어 씌운다는 것이죠. 급기야 “계속 긴장이 고조되면 모든 병력을 인도와의 국경에 집중시키겠다”는 경고성 발언까지 나왔습니다.

앵커: 인도와 파키스탄은 원래 사이가 나쁘지 않았나요?

기자: 1947년 영국으로부터 분리 독립할 때부터 앙숙이었습니다. 접경지역인 카슈미르 지역의 소유권을 놓고 여러 차례 전쟁을 벌이기도 했고요. 하지만 최근에는 해빙무드가 조성되고 있었습니다. 2004년 역사적인 평화 협상이 시작됐고, 양국 지도자들도 전임자들과 달리 유화적인 입장을 보여 왔습니다. 하지만 이번 테러로 그간의 모든 노력이 물거품으로 돌아갈 위기에 처하게 됐습니다.

*** 양국 지도자 취약한 정치 기반이 변수

앵커: 인도·파키스탄의 갈등 고조를 양국의 국내 정치 상황과 연결 지어 보는 견해도 있던데요?

기자: 인도의 맘모한 싱 총리는 최초의 비힌두교도 총리로, 이슬람 진영과 화해를 추진해 왔습니다. 하지만 이번 테러를 계기로 힌두 민족주의를 내세운 제1야당 인도국민당의 공세에 시달리게 됐습니다. 안 그래도 세계 금융위기에 대해 적절히 대응하지 못했다는 비난을 받아오던 차에, 정치적 코너에 몰리게 된 셈이죠. 내년 5월 총선을 앞두고 있는 맘모한 싱 총리로서는 여론의 눈치를 볼 수밖에 없는 상황입니다.

앵커: 파키스탄의 경우는 어떻습니까?

기자: 마찬가집니다. 자르다리 대통령은 지난 9월 취임 직후 캬슈미르 분리운동 조직을 테러리스트로 규정하고, 인도에 대해 핵 선제 공격을 하지 않겠다고 하는 등 화해의 제스처를 보여왔습니다. 하지만 국내 정치 기반이 취약하다는 게 문젭니다. 특히 군부를 제대로 장악하지 못하고 있습니다. 때문에 인도와의 갈등이 높아지는 상황에서도 이전처럼 쉽사리 나서기 힘든 상황입니다. 실제로 테러 발생 직후 파키스탄정보부 수장을 파견하겠다고 했다가, 야당과 군부의 강력한 반발에 부딪쳐 뜻을 접기도 했습니다.

*** 외교력 시험무대에 오르게 된 오바마

앵커: 인도·파키스탄 양국이 강경한 입장을 고수할 수밖에 없는 상황이라면, 누군가 조정자가 필요하지 않겠습니까?

기자: 역시 미국의 역할이 클 수밖에 없습니다. 미국과 파키스탄은 ‘테러와의 전쟁’ 혈맹입니다. 인도와는 올해 민간 핵 협정을 체결하며 한층 가까워졌고요. 버락 오바마 미국 대통령 당선인으로서도 적극적으로 중재에 나설 수밖에 없는 상황입니다. 양국 간 긴장이 계속되면 인도와 파키스탄의 화해를 바탕으로 아프가니스탄 테러 세력 소탕에 전력하겠다는 남아시아 전략을 처음부터 다시 짜야 하기 때문이죠. 이런 점에서 이번 사태는 오바마 당선인의 외교력을 평가하는 첫 시험무대가 될 전망입니다.

앵커: 그렇군요. 김 기자, 오늘 말씀 감사합니다.

기자 : 감사합니다.

앵커 ; ‘생생월드’, 오늘은 김한별 기자와 인도와 파키스탄간 갈등의 변수들에 대해 알아봤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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