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양념 경제학] 펀드, 수수료 비싼만큼 고수익 낸다더니 …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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펀드 수수료는 ‘비싼 게 비지떡’이었다. 그간 펀드 판매 회사들은 수수료가 비싼 만큼 높은 수익으로 보답하겠다며 고객을 유인해 왔다. 비싼 게 다 이유가 있다는 설명이었다. 그러나 수수료 비싼 펀드의 수익률은 수수료가 싼 펀드를 밑돌았다.

펀드평가 회사인 제로인은 2002년 초부터 올 9월까지 설정액 100억원 이상인 일반 주식형 펀드(인덱스 펀드는 제외)를 수수료율에 따라 3개 그룹으로 나눠 조사했다. 가장 싼 그룹의 평균 수수료는 1.234%, 중간은 2.377%, 가장 비싼 그룹은 2.899%로 최대 1.665%포인트 차이가 났다. 가입할 때나 환매할 때 한 번만 내는 선·후취 수수료는 무시하고 판매·운용·사무수탁 수수료만 계산한 결과다.

그런데 연 환산 평균 수익률을 계산해 봤더니 결과는 엉뚱했다. 수수료가 싼 첫째 그룹의 수익률이 18.6%로 수수료가 비싼 마지막 그룹의 16.64%보다 오히려 높았다. 중간 그룹은 16.9%였다. 첫째와 마지막 그룹의 수익률 차이는 1.94%포인트로 수수료 차이와 거의 비슷했다. 조사 기간인 6년9개월간 투자했다면 수익률 차이는 평균 11.95%포인트로 늘어난다.

제로인 최상길 전무는 “수수료 차이와 수익률 차이가 거의 같다는 것은 펀드 매니저들의 운용 능력 차이가 별로 없다는 뜻”이라고 설명했다. 운용 능력에 차이가 없다면 비싼 수수료를 낼 이유도 없다. 결국 수수료 싼 펀드가 최고라는 얘기다.

최현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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