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민평가 책 내 全부서 회람-강남구청,수요자 마케팅도입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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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19면

“이제는 구정(區政)에도 수요자 원칙의 마케팅 개념이 절대 필요합니다.” 민선자치시대 출범후 각 구청이 주민과 밀접한 행정을 위해 아이디어를 짜내고 있는 가운데 구 단위로는 최초로 주요사업에 대한 주민평가가 이뤄져 화제가 되고 있다. 서울강남구(구청장 權文勇)는 지난해 12월 한달간 주민 1천40명을 대상으로 구.동이 95년7월부터 벌인 86개 역점사업에 대한 설문조사를 벌여 그 결과를 2백쪽짜리 책으로 엮어 전부서에 돌렸다. 지금까지 한 두 가지 시책에 대해 주민의견을 청취한 적은 있었지만 대민 사업 전체에 대한 주민 평가과정을 거치기는 이번이처음.이 과정에서 순수한 주민의 소리를 듣기 위해 통.반장과 직능단체 임원은 대상에서 제외시켰다. 일반 주민을 동별 10여명씩 연령.직업을 고려해 무작위로 선정,구청직원이 직접 돌면서 사업을 일일이 설명하고 다양한 의견을 들었다.주요 사업에 대해 5점 만점을 기준으로 점수를 기록하고 개선안등을 밑에 간략히 적는 방식. 주민방범봉사대 운영과 올림픽대로 방음벽 설치,구민회관 건립,선릉로 차선확장공사등이 도마 위에 올랐다. 이석호(李錫浩.49)감사과장은 “조사결과 예산을 많이 들인 도로 사업보다.노인 한방병원 운영'처럼 적은 예산으로도 복지증진이나 생활불편 해소를 가져온 것들이 높은 점수를 받았다”고 말했다.구는 앞으로 행정의 기본 목표를 이처럼 주 민이 실제로느끼는.효과'에 맞출 생각이다.연 2회 정기적으로 주민평가를 실시,정책이 주민이 원하는 방향과 어긋나지 않도록 조정해 나갈방침이다.또 주민평가가 자칫 집단 이기주의로 흐르지 않도록 전문가 집단으로 조정위원회를 구성하는 방안도 준비중이다. <이상복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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