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불황에는 '쎈 것'이 필요하다?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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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기가 어려우면 미니스커트가 유행한다는 말이 있다. 이 이론은 미국의 경제학자 마브리가 1971년 뉴욕의 경제상황과 치마 길이와의 상관관계를 연구한 것으로 불황에는 여성들이 원단이 적게 들어 가격이 싼 미니스커트를 선호하게 된다는 것이다. 한편으론 도발적인 옷차림으로 자신을 돋보여 어려움을 헤쳐나가려 한다는 해석도 있다. 일반적으로 경기 불황에는 새로운 도전보다 좀더 본능에 충실한(?) 장사가 더 잘되는 것은 사실이다. 브라운관과 극장가 역시 예외는 아니다. 각 지상파 방송사의 적자구조가 심각하고 충무로 역시 투자자가 없다고 난리다. 이 위기를 타파하기 위해서일까? 드라마, 영화는 일명 ‘쎈 것’들이 넘쳐나고 있다,

2008년 경기 불황을 이겨내기 위한 ‘쎈 것’들은 무엇일까? 단연 동성애다. MBC 드라마 ‘커피프린스’를 기점으로 남장여자에 대한 열광은 시작됐다. 이에 질세라 좀더 ‘쎈 것’을 찾던 이들에게 눈에 띈 것은 바로 ‘동성애’. 현재 대중들에게 많은 사랑을 받고 있는 드라마, 영화 역시 공교롭게도(?) 이 ‘쎈 것’들이다. 드라마 ‘바람의 화원’은 남장한 주인공 문근영과 박신양의 러브 라인으로 인기몰이에 나서고 있고, 영화 ‘미인도’ 역시 남장여자의 동성애 코드에 파격적인 정사신을 섞어 대박 행진에 나섰다. 더불어 확실한 동성애 코드 역시 많은 사랑을 받고 있다. 영화 ‘서양골동양과자점 앤티크’는 저예산 영화임에도 불구하고 꽃미남들의 동성애로 관객들의 입소문을 타고 굳건히 예매율 상위권를 달리고 있다. 이젠 원조 꽃미남들도 이 동성애 행진에 가담했다. 12월 30일 개봉을 앞둔 영화 ‘쌍화점’은 지난 24일 원조 꽃미남 주진모-조인성의 동성애 장면이 담긴 예고편 공개로 단박에 포털 검색어 1위에 올라섰다.

이들 드라마와 영화에 관련된 기사를 보면 공통어 하나가 들어있다. 바로 ‘파격적인’이다. 파격적인 정사신, 파격적인 동성애…. 파격에 파격을 거듭해 이젠 더 파격적일 것도 없을 것 같다. 물론 영화나 드라마에도 유행은 있다. 2006년에는 남자영화의 해였다. ‘사생결단’, ‘비열한 거리’, ‘야수’ 등 남성 호르몬이 넘쳐나는 액션영화가 주류를 이뤘다. 이런 의미에서 2008년의 유행은 본능인가 보다. ‘아내가 결혼했다’, ‘미스 홍당무’ 등의 19금 마케팅 영화가 주를 이뤘고, 동성애 코드가 넘쳐나니 말이다. 아니면 본능적인 것이 먹히는 경기 불황에 유행까지 겹친 것일지도 모른다. 하지만 날마다 이어지는 파격적인 주식시세와 환율에 두통을 앓는 현대인들에게 휴식까지 파격이어야 할지는 미지수다. 드라마 ‘베토벤 바이러스’가 신선한 소재와 개성으로 동시간대 1위를 고수했고, 영화 ‘멋진 하루’는 저예산 영화임에도 불구하고 탄탄한 대본과 전도연·하정우의 열연으로 갈채를 받았다. 이들의 도전 속에도 경제 불황은 있었다. 다만 유행코드보다는 참신한 대본과 신선한 아이템이 대중의 눈과 귀를 사로잡았을 뿐이다. 문득 강마에의 명대사가 떠오른다. ‘옳고 그른 건 없어. 다 자기 가치에 맞게 살 뿐이지. 그래서 넌 네 가치에 따라 지금 이 순간 행복하냐?’

뉴스방송팀 강대석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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