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원들 한보 후원금 탈날까 끙끙-뒤숭숭한 의원회관

중앙일보

입력

지면보기

종합 04면

여의도 의원회관 주변은 현정부 출범초기의 사정정국 때처럼 뒤숭숭하다.자고나면 커지는 한보게이트의 불똥이 어디로 튈지 모르기 때문이다.
국민회의 임채정(林采正.서울노원을)의원은“권력형 비리사건의 경우 주 배후는 청와대와 정부지만 결과적으로 흙탕물은 국회가 더 많이 써왔다”고 의원회관쪽의 우려를 전했다.검사출신인 신한국당 홍준표(洪準杓.서울송파갑)의원도“정치권에 파 괴적인 영향을 미칠 가능성이 높다”며“이런 유(類)의 수사는 잘해야 본전인데”라고 말꼬리를 흐렸다.
의원들은“한보가 의원들에게 상당액을 후원했다”는 얘기가 돌면서 찜찜해하기도 한다.지난해 9월부터 1백80건이상 치러진 의원 후원회 행사에 한보가 법인.개인 자격으로 대규모 후원금을 지원했다는 소문이다.
현행 정치자금법에 따르면 법인은 3천만원,개인은 1천만원 이하에서 합법적으로 의원들을 지원할 수 있으나 구체적 명세는 공개되지 않는다.선관위에 신고만 하면 된다.
1차적으로 여권 중진과 여야 재경.통산.건교위원 20여명의 명단이 돌아다닌다.정치적 비중이 상당하거나 해당 상위에서 재선이상으로 발언권이 만만찮은 의원들이다.해당 업계의 흐름을 꿰뚫고 있는 2명의 K의원과 상임위원장 2명도 포함돼 있다.
한 중진의원은 한보사태가 터진뒤 후원의 밤 행사를 앞두고 재계 인사록에 게재된 전원에게 초청장을 보낸 사실이 뒤늦게 알려져 구설수에 오르고 있다.
한 상임위원장 보좌관은“액수와 범위가 최소한 안경사협회 로비사건보다 4~5배는 될 것”으로 분석했다.야권의 한 초선의원은“후원회때 한보그룹 임원으로 있는 학교 후배가 1백만원을 가져온 적이 있다”고 시인했다.경제관련 상위소속 의원 들의 보좌진은“한보가 학연.지연을 골고루 배합해 의원 50~60명에게 담당자를 배치했다고 들었다”고 밝혔다.물론 소문에 오르내리는 의원들은 한결같이“나는 무관하다”며 해명하기에 바쁘다.관련자라며영문 이니셜이 언론에 보도된 여권 중 진의원 보좌진들은 24일부터 기자실등을 찾아다니며“우리는 아니다”고 잇따라 해명하고 있다. <김현종 기자>

ADVERTISEMENT
ADVERTISEM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