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선예비후보>11.그룹인터뷰 내용중 對北정책觀 비교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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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5면

대선 예비후보 8명 모두 21세기는 통일시대의 개막이어야 한다는 역사인식을 바탕에 깔고 있으며,차기 정권내에 남북문제에 커다란 변화가 올 것으로 예측했다.
아울러 통일.외교.안보정책에서.힘을 바탕으로한 현실적 접근'을 앞세워 총론에선 한결같이 보수적 시각을 나타냈다.그리고 신중했다.그러나 일부 사안에선 여권주자가 야권보다 더 진보적 면모를 보이기도 했다.
대북(對北) 지원문제는 8명 전원이 상황을 봐가며 지원해야 한다는 같은 목소리를 냈다.이홍구(李洪九)대표는 어떤 대북정책결정도.종합적 고려가 있을 수밖에 없다'는 입장이었으며,최형우(崔炯佑)고문도 이에 동의했다.김대중(金大中)총 재,이회창(李會昌).이한동(李漢東)고문은 인도주의적 차원에서 민간차원의 대북지원을 고려할 필요가 있음을 밝혔다.박찬종(朴燦鍾)고문과 김덕룡(金德龍)의원은 남북 당사자간 대화가 이뤄질 때 지원해야 한다고 밝혔다.
대북경협의 경우 경제논리를 적용,기업측에 완전히 일임하자는 입장엔 김대중총재만 찬성하고 나머지는 모두 신중한 입장을 견지했다.김대중총재는 남북경협은 경제논리에 맡겨야 한다며 완전한 정경분리 소신을 피력했다.金총재는 특히“남북이 돈 벌이를 같이하게 되면 이해도 같아지고 남한이 잘산다는 소리도 퍼질 것”이라고 말하고“경협을 겁내는 쪽은 오히려 북한”이라고 밝혔다.
이홍구대표는“경협 역시 한반도 평화유지와 북한개방이라는 기본목표에 의해 제약될 수밖에 없다”고 강조했다.
이회창고문도“대북경협을 단순히 경제논리로만 접근할 수 없다”는 입장이었고,이한동고문 역시“통일을 준비하는 전략적 관점에서장기적으로 다뤄야 한다”고 밝혔다.
최형우고문은 북한의 정책을 눈여겨 봐야 한다는 입장이었으며,김덕룡의원 역시 남북관계의 특수성을 강조했다.
김종필총재와 박찬종고문은 남북경협의 전제조건으로 남북 당사자간 대화에 응해올때 허용해야 한다는 입장을 보였다.
중국이나 러시아에서 유랑하고 있는 탈북자 대책으로 최형우.이회창.이한동고문이 인도주의적 차원에서 적극 수용해야 한다는 입장을 밝힌 데 반해 다른 주자들은 점진적 수용이 필요하다고 밝혔다. 이홍구대표는“차제에 우리나라 동포정책에 관한 근본적인 검토와 기본정책 수립이 필요하다”는 입장이었고,김대중총재 역시“북한을 자극하고 붕괴로 이끌기 위한 탈북자 수용은 역효과가 날 것”이라고 지적했다.金총재는“탈북자도 중요하지만 북 한체제의 긴장과 나머지 동포들의 행복도 중요하다”고도 말했다.
이에 반해 이회창고문은“우리 헌법이 북한지역의 주민도 대한민국 국민으로 보고 있는 만큼 정부의 정책이 헌법정신을 구현하도록 노력해야 한다”고 강조했다.최형우.이한동고문은.북한동포를 유랑자로 남겨둘 수 없다'며 적극적인 수용정책 필 요성을 역설했다. 미국의 대북한 연착륙(소프트랜딩)정책에 대해서는 김대중총재를 제외한 7명이 한.미공조를 강조하며 사안에 따라 수정이필요하다는 입장을 피력했다.
김대중총재는 미국의 대북정책이“매우 적절한 것”이라고 평가했다.그는 더 나아가“미국의 대북정책이 내가 말한.햇빛 정책'에서도 많은 참고가 된 것같다”며“공산정권에 대해서는 데탕트와 개방정책을 펴야 한다”고 주장했다.
차기 정권아래서의 남북관계에 대해 김종필총재.박찬종고문.김덕룡의원이 현재보다 훨씬 좋아질 것이라는 낙관적 전망을 내놓은 반면 나머지는 예측불허라는 입장이었다.김종필총재는 현정부의 대북정책 난맥상으로 볼때 나아질 수밖에 없다는 입장 인 반면 박찬종고문은 미.일 양국의 대북정책을 그 근거로 들었다.김덕룡의원은 우여곡절이 있겠지만 큰 틀에서 보면 남북관계에 있어 진전이 있을 것으로 예측했다.

<김성진 외교전문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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