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로 창단70주년 맞은 동춘곡예단 청주공연 성황 이뤄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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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19면

“서커스는 사라져가지만 동춘곡예단은 영원합니다.” 올해로 창단70주년을 맞는 동춘곡예단(대표 朴世煥.54)의 청주공연이 성황을 이루고 있다.
흥덕구신봉동네거리 형석아파트 앞 빈터.영하의 쌀쌀한 바깥날씨속에서도 2백50평의 천막극장 안은 방학을 맞은 어린이들과 추억을 반추하려는 노인등의 관람열기로 가득하다.
통굴리기,인간탑쌓기,높이 포갠 의자 위에서 물구나무서기,5높이의 외줄타기,기계체조,인간오징어등.갈수록 더해가는 갖가지 고난도의 묘기에 2백여명의 관객들은 시선을 떼지 못한다.
특히 삽살개등 4마리의 개가 나와 단원의 구령에 따라 춤을 추거나 장애물을 뛰어넘는 묘기를 척척 보이고 TV에서나 볼 수있었던 10여높이에서의 아슬아슬한 공중곡예가 펼쳐지자 관객들은폭소와 갈채로 화답한다.
추억의 천막극장이 금방이라도 옛.영화'를 되찾을 것같은 분위기다.그러나 하루도 쉬지 못하고 하루 네차례 공연을 강행군해온단원들의 표정에는 피로감이 엿보인다.어릿광대의 모습에서는 찡한설움같은게 느껴지기도 한다.
60년대초만 해도 단원이 3백50명이나 됐으나 하나둘 떠나 이제는 30명만 남았다.단원평균 연령이 23세로 당장은 문제없으나 최근 10년동안 충원이 안돼 먼훗날이 걱정이다.
1회공연(2시간30분)에 소개되는 묘기는 20가지 정도.그러나 30명의 단원들이 선보일 수 있는 묘기는 모두 40여가지에달한다. 단원출신으로 75년 살림을 맡은 朴단장은“외국처럼 상설공연장이 마련되고 정부와 기업들의 후원이 있다면 지금의 공연보다 30%이상 멋지게 연출할 수 있으나 한달평균 6천만원의 입장수입 갖고는 재투자 여력은 고사하고 현상유지에 급급할 뿐”이라고 말했다.
朴단장은 내년 추석 서울 어린이공원에서 북한의 모란봉서커스단과 합동공연을 위해 최근 옌지(延吉)에서 북한측 실무자와 만나기도 했다.
동춘의 청주공연은 21일 막을 내리고 인천으로 떠난다.

<청주=안남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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