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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피니언 e칼럼

SS-N-2 스틱스(Styx) 대함미사일

중앙일보

입력

업데이트

지난 11월 14일 우리 해군의 두 번째 이지스 구축함인 7천600t급 ‘율곡 이이함’(DDH-992)이 성공적으로 건조돼 진수됐다는 기분 좋은 뉴스가 있었다. 실전 배치를 위해서는 아직도 1년여 이상의 시간이 필요하지만 향후 ‘율곡 이이함’은 앞서 건조된 ‘세종대왕함’(DDH-991)과 함께 미래 대한민국 해군력을 상징하는 중추적 역할을 할 것으로 기대된다. 참고로 우리 해군의 미래 해상기동부대 건설 계획은 3척의 이지스 구축함 확보를 통해 완성되며 현재 3번함은 2012년 말 해군에 인도를 목표로 현대중공업에서 건조중이다

전에도 설명했지만 흔히 이지스 전투함은 ‘신의 방패’라 불린다. 이론상 어떠한 적의 공격도 막아낼 수 있기 때문에 ‘무적의 전투함’ 또는 ‘꿈의 전투함’이라고도 불린다. 이론상이라는 단서를 붙인 이유는 이지스 전투함이 그 위력을 직접 과시할만한 해전이 아직 벌어지지 않았기 때문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현대 해군에서 이지스 전투함이 차지하고 있는 지위와 중요성은 절대적이다. 그런데 미 해군이 최초의 이지스 전투함을 실전 배치한 1982년에는 많은 이들이 이지스 전투함의 능력에 대해 의구심을 갖고 있었다. 당시 기준으로 대형 전투함은 대함미사일의 공격에 취약하다는 인식이 팽배했기 때문이다.

왜 그랬을까? 바로 현대 해군 무기체계 발전사에 큰 영향을 미친 사건 중 하나인 ‘스틱스 쇼크’와 ‘엑조세 스톰’ 때문이다. ‘스틱스 쇼크’란 6일 전쟁(3차 중동전) 당시 이집트 해군의 코마급 고속정이 구소련제 SS-N-2 스틱스(Styx) 대함미사일로 이스라엘 해군의 최신예 구축함을 격침시킨 사건을 말한다. 이전까지만 해도 군함의 크기 즉 배수량과 전투력은 비례한다는 의식이 팽배했지만 대함미사일의 등장은 배수량을 기준으로 하는 종전의 전투서열을 근간에서부터 완전히 뒤흔들어 버렸다. 이제 소형전투함도 일격에 대형전투함을 제압할 수 있는 능력을 갖추게 된 것이다.

구소련이 개발, 실전배치한 SS-N-2 스틱스 함대함 중거리 미사일은 현대 해전의 양상을 완전히 뒤바꾼 무기체계 중 하나다. P-15라는 코드명으로 개발된 스틱스는 1957년 10월 최초 시험발사에 성공했고 처음부터 소형 고속정에서의 운용을 염두에 두고 설계된 것이 특징이다. 길이 6.1m, 꼬리날개 약 2.7m에 삼각형 날개와 꼬리날개를 갖고 있으며 탄두 중량은 450㎏, 고체연료를 사용하며 약 24km 내의 적함을 해면을 스치듯 비행하는 시 스키밍 방식으로 공격할 수 있다. 특히 실전배치 당시 스틱스의 공격에 대응할 수 있는 무기 체계는 존재하지 않았기 때문에 그 파급효과는 더욱 높았다.

이미 항공모함의 등장으로 인해 대형전투함의 가치가 급격히 감소했지만 소위 ‘스틱스 쇼크’로 불리는 이 사건이 미친 파장은 해전의 양상과 전투체계를 근간에서부터 뒤흔들 정도로 엄청난 것이었다. 대함 미사일이 처음 등장했을 때 많은 사람들이 그 효용가치에 대해 의문을 표했고 실전에서 과연 어느 정도의 위력을 발휘할 지도 검증된 바 없었다. 때문에 이스라엘은 이집트가 구소련의 지원을 통해 스틱스 함대함 미사일과 코마급 미사일정을 실전배치하는 과정을 모두 알고 있었음에도 불구하고 그 위협을 과소평가하는 실수를 저질렀다. 그러나 스틱스 미사일은 최초의 실전에서 발사된 3발 모두 명중하는 놀라운 능력을 발휘했고 결국 대함미사일의 보급에 가장 큰 역할을 했다.

지속적인 개량에도 불구하고 50% 미만의 낮은 명중률, 취약한 전자 및 유도장비, 둔중한 외형 등 단점에도 불구하고 스틱스는 대형 전투함을 격침한 최초의 대함미사일로서 역사적 가치를 지니고 있다. 현재 보다 성능이 강화된 다종다양한 대함미사일의 등장에 따라 점차 구형 장비로 도태되고 있으나 기본 설계가 뛰어나 중국과 북한에서는 자체 순항미사일 개발의 모체가 되고 있을 정도다. 특히 스틱스의 등장으로 현대 해전의 양상은 완전히 변모했으며 대함미사일은 현대 해전에서 전투함의 생존을 위협하는 가장 치명적인 무기체계로 군림하고 있다. 이지스 전투함을 ‘방패’에 비유하는 것도 대함미사일이라는 ‘창’이 있기 때문이다.

계동혁 칼럼니스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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