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1일부터 영상예술전 '이마프'…유럽작가 15명 초대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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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21면

▶ 에스토니아 작가 에네리이즈 셈퍼의 작품 ‘일곱’은 이대 숲속에 설치된 영사막에 늘어뜨려진 나뭇잎이 자연스럽게 무대장치를 이뤘다.

21, 22일 밤, 녹음이 짙어진 서울 대현동 이화여대 교정은 북구에서 날아온 첨단 영상 예술 작품이 뿜어내는 빛과 소리 가득한 야외미술관으로 변신한다. 이화여대 조형예술대학(학장 김영기)이 2001년부터 주최해온 '이마프(E-Media Art Festival)'가 네 번째 순서를 마련하며 국제 행사로 발돋음해 북유럽 여성 작가 15명을 초대한 영상 잔치를 벌인다. 숲속 빈터에 4×3m짜리 대형 영사막 열 개를 설치해 자연과 예술과 사람이 하나되는 초여름밤의 만남을 꾸민다.

'얼터너티브 리얼리티(Alternative reality)'를 주제로 한 행사에 오는 북구 작가들은 국제 미술계에서 싱글채널 비디오와 영상작업으로 이미 평가받은 이들이다. 2003년 베니스 비엔날레 노르웨이 국가관 작가였던 안나 카트리나 돌벤을 비롯해 에스토니아의 에네리이즈 셈퍼, 스웨덴의 나탈리에 드베르그 등 북유럽과 아시아가 영상으로 만나는 드문 기회로 기대를 모으고 있다. 또 구자영.한계륜씨 등 30대 한국 작가들이 참가한 '신예작가 초대전', 창작공모전 수상작을 모은 '이화프라이즈', '아시아 비디오 아트 컨퍼런스(AVICON)'가 추천한 아시아 작가들의 작품을 편집한 '아시아 미디어 아트전'과 특별전으로 '박현기 조명전'등이 마련돼 젊은 세대들이 뉴미디어 전반을 폭넓게 호흡할 수 있게 꾸렸다.

전시를 기획한 조덕현 이대 미술학부 교수는 "스크린에 나뭇잎이 찬조 출연하고 지나가는 자동차 불빛이 조명을 비추며 바람이 영사막을 울렁거리게 하는 등 유동성이 이 야외 미디어 축제의 매력"이라고 말했다. "이리저리 거닐며 우연하게 맞닥뜨린 화면 속 가상 현실 속에서 때로 진짜 우리의 삶을 건져올릴지도 모르기에 이 행사는 진지하면서도 즐거운 쇼"라고 조교수는 덧붙였다. 02-3277-2494.

정재숙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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