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열려라공부] “나라면 어떻게 할까” … 토론으로 생각 키워야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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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 대원중과 영훈중의 국제중학교 신입생 선발 전형 요강이 확정됐다. 그러나 전형 기준이 구체적이지 않은 데다 원서접수(12월 8~12일)까지 준비 기간이 한 달여밖에 남지 않아 여전히 혼란스럽다. 입시 전문가들은 “지원자 집단의 학업 수준이 비슷해 학교생활기록부로는 가늠하기 힘들므로 개별 면접에서 변별력을 가질 수밖에 없다”며 “학업 의지와 초등학교 교내외 활동을 정리한 자기소개 연습으로 면접에 대비해야 한다”고 조언한다. 국제중 대비 면접 전략을 분석했다.

“체험 및 영어 방과후 활동, 면접에서 차별화해야” 전형 배점을 보면 지원자 간에 점수 차를 벌릴 수 있는 곳은 두 곳뿐이다. 서류심사의 체험 및 영어 방과후 활동(10점)과 개별 면접(50점)이다. 서류 심사 대상에 추천서(20점), 교과 학습발달 상황(55점), 수상 실적(10점), 출석·봉사(5점) 등이 있지만 변별력을 갖기 어렵다는 게 입시 관계자들의 설명이다. 응시집단이 상위권 학생들로 학업 수준과 활동 내용이 비슷하기 때문이다.

특히 초등학교 학생부의 평가 방식이 중·고교처럼 점수 산정이 아닌 서술식이어서 우열을 가리기 힘들다. 게다가 수상 실적에도 토익·토플·텝스 등 사설 영어인증시험 성적이 반영되지 않는다. 따라서 영어 능력이나 리더십을 기르기 위해 어떤 노력을 기울였는지 추천서나 체험 및 영어방과후 활동 영역에 나타낼 필요가 있다.

개별 면접은 사회성(협동심·포용력)·기본소양(진로적성·품성) 30점, 학업 성적(논리적·창의적·종합적 사고력) 20점으로 구성된다. 배점이 서류전형의 절반을 차지해 합격자 추첨 대상자를 가리는 중요한 전형으로 꼽힌다.


“의사소통 능력 길러야”  면접은 면접관이 수험생과 대화하면서 지원자의 인품·지식·적성·가치관을 평가한다. 대화 내용뿐만 아니라 수험생의 복장·태도·말씨 등으로도 평가할 수 있다. 학교 측은 심층 면접을 통해 수험생의 자질을 총체적으로 파악할 것으로 보인다. 청심국제중과 부산국제중 전형을 예로 봤을 때 심층 면접 문제는 주로 지식 설명형, 주장 설득형, 비판적 사고형으로 출제되고 있다. 이에 대비하려면 의사소통 능력을 길러야 한다. 의사소통 능력은 말을 잘하는 것이 아니다. 문제의 핵심을 파악하고 해결방법을 찾으며 타인을 설득하는 능력이다. 그러기 위해서는 상대의 말을 잘 듣거나 주어진 문제를 꼼꼼히 이해·분석할 수 있어야 한다. 자기 의견을 논리적으로 구성·전달하기 위해서다.

창의적 문제 해결력을 키우려면 글을 읽은 뒤 ‘나라면 어떻게 할까’라는 질문으로 연습해 보는 것도 한 방법이다. 이를 활용해 부모가 자녀와 함께 토의하면 생각 키우기 훈련 효과를 높일 수 있다.

『국제중, 면접의 기술』의 저자 신희진씨는 “대답에 앞서 아이가 질문의 의도를 정확히 이해하고 있는지 점검해야 한다”며 “발표할 때는 적합한 근거와 사례를 들어 주장하는지, 다각적으로 생각하는지를 파악해 보완해 줘야 한다”고 조언했다.

“교과 지식보다 창의적·논리적 답변 중요” 국제중 면접은 국제중 학습 프로그램을 소화할 수 있는 학생을 뽑는 데 목적이 있다. 즉 학교 생활에 적응하고 자기 역할을 해낼 학업 의지와 품성을 측정하려 한다. 가족관계나 성장배경보다 사회성·가치관·리더십 등을 묻는 데 비중을 둘 것으로 보인다. 국제중이 개별 면접의 초점을 인성·적성 측정에 둔다고 밝힌 것과 무관하지 않다.

학교 측은 인·적성을 함께 평가할 수 있는 복합 문제를 제시할 것으로 보인다. 하나의 문제로 여러 항목을 동시에 평가할 수 있기 때문이다. 사교육 방지를 위해 자기소개서를 배제했으나 면접 과정에서 자기소개가 직·간접적으로 이뤄질 것으로 예상된다.

면접 예시문제로 공개된 ▶자신을 사물에 비유하면 무엇이며 그 이유를 설명하라 ▶자신의 장단점을 말하고 단점을 보완하려면 무엇을 해야 하는지 발표하라 ▶개미와 베짱이 중 어떤 삶이 오늘날 바람직한 삶인지 말하라 등에서 이를 짐작할 수 있다. 학생이 추구하는 가치관과 국제중이 원하는 인재상인지를 동시에 보겠다는 것이다.

국제중 컨설턴트인 김은실 하이멘토연구소장은 “면접에서 적극적이고 미래지향적인 사고를 보여 줘야 한다”며 “지식을 많이 알고 있는 것보다 사회 문제에 대해 주체적·독립적인 사고 능력을 갖고 있음을 보여 주는 게 중요하다”고 말했다.

김 소장은 “암기한 교과 지식을 말하기보다 자신의 생각을 논리적으로 표현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글=박정식 기자
사진=오상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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