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음반>스트로베리 필즈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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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43면

명곡의 생명은 길다.아무리 들어도 지겹지 않고 어떻게 불러도새로운 맛이 살아나는 것이 명곡이다.최근 국내에 선보인.스트로베리 필즈'를 듣고 난 음악팬들이 새삼 입 모아 하는 말이다.
이 음반은 제목에서 짐작이 가듯 비틀스의 음악들을 모은 음반.카산드라 윌슨.다이앤 리브스.홀리 킹등 최근 가장 높은 인기를 누리는 재즈 여가수들이 재즈곡으로 편곡해 부른 일종의 비틀스 트리뷰트 음반이다.
여기에 실린 곡들은 비틀스의 원곡에 비하면 훨씬 동양적이고 특히 선(禪)과 명상이 깃들인 인도 음악의 색채가 짙다.인도 음악의 영향을 강하게 받았던 후기 시절 작품 위주로 선곡된 것도 이같은 분위기를 만드는데 일조한다.
또 대부분 수록곡을 흑인가수들이 불렀다는 점도 원곡과 다른 느낌을 준다.
윌슨이 부른.스트로베리 필즈 포에버'는 신비롭고 명상적인 분위기가 감돈다.이는 윌슨 특유의 아련하고 나지막한 목소리 때문이다.윌슨은 세계적 권위의 재즈 전문지 다운비트에 의해 최근 3년 연속 최우수 여성 재즈 보컬리스트로 선정된 가수.
특히 이 곡에서는 재미교포 기타리스트 잭 리(한국명 이우진)가 기타 솔로를 맡았다.
리브스는 신약성서에 바탕을 둔 66년작.투모로 네버 노즈'를불렀는데 간간이 들리는 팀 해건스의 트럼펫과 어울려 원곡의 몽상적(사이키델릭)인 분위기를 적절히 살려냈다.윌슨.리브스가 함께 부른.컴 투게더'는 펑키 스타일로 편곡돼 리 듬감이 넘친다. 이밖에 페니 포드의 노래와 함께 드럼 비트가 강조된.레이디마도나',자힐라가 오니시 준코의 피아노 반주에 맞춰 부른 퓨전풍의 .겟 백'등이 들을 만하다.
이 음반은 프로듀서 보브 벨던이 재즈 명문 레이블인 블루노트소속 연주자들과 함께 발표하고 있는 기획시리즈의 일종이다.벨던은“대조의 효과를 극대화하기 위해 흑인 여가수들에게 노래를 부르게 했다”고 말했다.벨던은 이번 음반에 앞서 스팅과 프린스의작품들을 재즈로 편곡,발표했다.
이번 비틀스 트리뷰트 음반은 일본 도시바 EMI 산하 섬싱 엘스 레코드사가 제작,이달초 블루노트에 의해 세계 각국에서 발매됐다.국내에서는 도시바 EMI로부터 직수입한 음반을 시중에서구할 수 있다.

<예영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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