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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옴부즈맨칼럼>세계변화 주도인물 끊임없이 주시해야

중앙일보

입력

지면보기

종합 07면

지난주 중앙일보 해외경제면에 실린 한장의 사진은 나의 눈을 번쩍 띄게 했다.일본 소프트뱅크사 손 마사요시(孫正義)회장과 호주언론재벌 루퍼트 머독회장이 악수하고 있는 사진이 그것이었다.그런데 중앙일보에는 사진설명으로 두사람이.공동출 자한 위성방송사 JSkyB는 98년4월부터 1백50개 채널을 통해 일본에방송을 시작한다고 17일 발표했다'고 쓰여 있을뿐 구체적인 기사는 실려 있지 않았다.
하긴 이런 사진이나마 실린 신문은 중앙일보를 비롯한 극히 소수의 신문이라는 점에서 그것을 놓치지 않고 실었다는 자체가 대견스런 일이라 할 수 있을지도 모른다.
그러나 중앙일보가 변화를 이끌어가고 또 스스로 그 변화를 추구하고 있다는 점에 비춰 이러한 뉴스처리는 여러가지 문제점을 새삼스럽게 제기해주고 있는 것같다.
첫째는 손 마사요시나 루퍼트 머독의 기사를 해외경제면에서 다뤘다는 점이다.이들의 움직임이 외국회사의 설립이라는 경제행위였다는데서 해외경제면에서 처리하는 것은 당연하다 할 수도 있을 것이다.그러나 이런 뉴스는 그렇게 고식적으로 처리 하기보다 한차원 높은 안목으로 과감히 종합뉴스면에서 다뤘어야 하지 않았을까. 둘째는 기사를 한장의 사진과 짤막한 사진설명만으로 처리했다는 점이다.이런 기사는 물론 외신을 통해 들어오는 것이기 때문에 경우에 따라서는 그렇게 할 수밖에 없는 한계에 부닥칠 수도 있을 것이다.그러나 뉴스의 무게나 성격에 비춰 반 드시 특파원의 구체적인 속보나 해설이 뒤따랐어야만 했다.
셋째는 사진설명의 기사내용이 정확하지 않았다는 점이다..위성방송사 JSkyB는 98년4월부터 1백50개 채널을 통해 방송한다'는 설명은 손 마사요시와 루퍼트 머독의 악수하는 사진자체가 나타내는 어떤 행위를 설명하는 것이 못됐다.
그 사진은 디지털위성방송의 운영회사인 JSkyB를 두사람이 공동출자해 17일 설립,발족시키고 악수하는 장면의 사진이었다.
그리고 그 내용도 내년 4월부터 12개 채널의 시험방송을 하고,9월부터 유료방송에 들어가며,98년4월에는 1백 50개 채널까지 늘리겠다는 것이 그들의 계획이라고 한다..97년부터 방송'을 시작하는데.98년에 1백50개 채널을 방송한다'는 것만을쓴 것은.맞는 것 같으면서도 틀린 기사'라고 아니 할 수 없다. 내가 이 기사에 이토록 관심을 갖는 까닭은 이들의 움직임이이미 일본.미국등 세계도처에서 주목을 끌고 있을뿐만 아니라 그러한 변화의 물결 자체가 의미하는 문명사적인 충격을 제대로 파악하지 않아서는 안된다는 생각에서다.
사실 이들로 말미암은 전파미디어 내지 TV방송의 변화는 곧 우리에게도 닥쳐올 것이며 그것은 매스컴 전체가 커다란 전환기에접어들게 될 것임을 시사해 주고도 남는다.
그리고 흔히 손 마사요시라고 하면 재일교포(在日僑胞)3세라는측면에서 관심과 흥미를 갖는 것이 일반적인 현상인데 그는 이미단순한 흥미의 대상이 아니라 세계를 변화의 물결 속으로 몰고 가는 거목(巨木)임을 새삼스럽게 인식하고 주시 할 필요가 있을줄 안다.나는 빌 게이츠와 더불어 머독.손 마사요시등은 우리가잠시라도 한눈 팔아서는 안될 인물이라는 점을 강조해 두고 싶다. 지난주의 개각관련 기사를 보면 그만 둔 8개부처 장관급의 이름이 한두사람을 제외하고는 거의 실리지 않았다.물론 그만두는사람보다 새로 임명된 사람에게 관심과 초점이 맞춰지는 것은 당연한 일이다.그러나 당국자가 임명된 사람만 발표한 다고 해서 기사를 그대로 베낄 이유는 없지 않을까 싶다.그만둔 사람은 누구이고 그 후임자가 누구라고 하는 식의 기사작성 방법을 구태여마다할 이유는 없으리라고 본다.
실제로 많은 독자들은 새로운 사람에게 관심을 갖지만 그만둔 사람은 누구였고,왜 그만 뒀는지에 대해서도 적지 않은 관심을 나타내고 있는 것이다.이런 관심사에 대해 철저히 충족시켜 주는것이 완벽한 뉴스 서비스의 본령(本領)임을 잊어 서는 안될줄 안다. 신문은 인사기사를 어떻게 다루느냐에 따라 그 신문의 권위와 영향력이 판가름난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이런 차원에서 나는 인사기사는 그것이 아무리 작은 것이라 할지라도 반드시 인물사진과 곁들여 철저하게 처리해야 한다는 점을 강조하고 싶다.
특히 그 인사가 작은 단위 조직의 장(長)이라 할지라도 그가.
디시전 메이커'의 위치에 있는 사람이라면 그 기사는 반드시 인물사진과 함께 다뤄야 한다는 것을 지적해 두고 싶다.
***중요인사엔 사진도 함께 그런데 지난주의 중앙일보는 인사기사에서 많은 소홀함을 남겼다.일부지방대학의 총장선임 기사는 아예 빠뜨렸고,또다른 지방대 총장선출 기사는 사진없이 기사만 한줄 나갔을 뿐이었다.뿐만 아니라 경제면에서는 많은 신임사장들이 사진없이 보도 됐다.
(본사고문) 이규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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