태풍과 세관단속에국내 금값 등락 거듭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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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31면

국내 금값이.관세청 단속'과 .태풍'에 따라 등락을 거듭하고있다. 관세청이 밀수단속을 할 때는 국제 시세와 상관없이 금값이 뛰고 반대로 단속이 잠잠해지면 오름세는 슬그머니 가라앉는다.또 태풍 발생기간에도 금값은 예외없이 상승세를 나타냈다.
이는 국내에서 거래되는 금의 거의 전량이 밀수에 의해 충당되기 때문이다.정식 경로를 통해 수입될 경우 주식이나 환율처럼 공개시장 원리에 따라 움직이지만 블랙 마켓에서 거래가 이루어지기 때문에.단속'과.태풍'이라는 의외의 변수가 값 을 좌지우지하고 있는 것이다.
그래프는 최근 2년간(94년10월~96년10월)의 국내외 금값 동향과 관세청 단속일자,태풍발생 시기등을 비교해 놓은 것이다. 이 그래프를 보면 관세청의 금밀수 단속이 강화됐던 1,2,10월과 지난 95년 1,3,4,8월은 금값이 평소보다 10~30%까지 뛰었다.
또 태풍에도 큰 영향을 받아 올해의 경우 태풍 이브(7월13~19일)와 커크(8월5~15일)가 올 때를 전후해 평소 4만원대를 유지하던 금값이 1천원이상 오른 4만1천원대로 껑충 뛰었다. 지난해도 국내 금값은 도매가로 3만9천원대로 바닥세를 유지했으나 7월들어 태풍 페이(7월22~24일)가 몰아닥치자 물량부족으로 인한 반등세로 돌아섰으며 제니스(8월25~27일).리안(9월23~25일)이 온 9월까지 초강세를 보인후 급격한하락세를 보였다.
특히 이 기간중에는 국제 금값이 평소보다 온스당 5달러(1.
2%)나 떨어진 3백86달러로 약세를 보여 태풍으로 강세를 나타낸 국내 금값과 대조를 이뤘다.
이같은 현상은 항공편이 소량의 밀수만 가능한데 비해 해상은 국내시장에 영향을 줄만큼 대량 반입이 이루어지기 때문이다.
전문가들은“국내 금 수요가 지난해 기준으로 연간 1백25t안팎이나 이 가운데 90%이상이 무자료 밀수금으로 충당되고 있는시장 특수성 때문에 이같은 현상이 나타나고 있다”고 지적했다.

<김시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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