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연아 “정말 에지에서 감점 받았나요?”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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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22면

‘점프의 교과서’로 불리는 김연아(18·군포수리고·사진)의 점프 실수 여부를 놓고 시끄럽다.

김연아는 6일 중국 베이징에서 열린 국제빙상연맹(ISU) 피겨스케이팅 그랑프리 3차 대회(컵 오브 차이나) 여자싱글 쇼트프로그램 연기 중 ‘롱 에지(잘못된 스케이트날 사용)’ 판정을 받았다. 0.8점 감점에 가산점수(GOE)까지 받지 못하면서 1차 대회(69.50점)보다 낮은 63.64점이 나왔다. ‘롱 에지’ 판정을 받은 연속 3회전 점프(트리플 플립-트리플 토루프)의 첫 점프는 인 에지(스케이트 안쪽 날)를 이용해 도약해야 하는데 “그렇지 못했다”는 게 심판 판단이다. 김연아는 경기 후 “정말로 에지에서 감점을 받았느냐”며 믿을 수 없다는 반응을 보였다. 브라이언 오서 코치도 7일 “그냥 넘어갈 수 없다. 공식 항의가 어렵다면 비공식 루트를 통해서라도 문제를 제기하겠다”고 반발했다.

◆실수 또는 견제=심판들은 공식연습 때도 선수들 상태를 체크한다. 채점에도 영향이 있다. 김연아는 5일 공식훈련 중 트리플 플립(3회전) 점프 감각을 찾지 못해 두 차례 엉덩방아를 찧었다. 실제 경기에서도 트리플 러츠(3회전) 점프의 회전수가 모자랐고 스파이럴(한쪽 다리를 들고 활주하는 것) 연결 동작에서도 흔들림이 보였다. 김혜경 전 대한빙상연맹 국제이사는 “김연아는 원래 깊은 에지를 이용하는 등 자유자재로 기술을 구사한다. 그런데 이날은 확실히 축이 흔들리면서 모호한 에지를 사용했다. 김연아의 컨디션이 좋아 보이지 않았다”고 설명했다.

인터내셔널 테크니컬 패널(에지 등 기술요소 판정권을 가진 심판)인 이지희 국제심판은 “김연아의 플립 점프를 느린 화면으로 보면 약간 아웃 에지로 뛴 것 같다. ‘주의’ 정도면 충분한데 ‘롱 에지’ 판정은 좀 심했다. 내가 그 자리에 있었다면 항의했을 것”이라고 말했다. 에지 판정은 심판단(9명)이 아닌 테크니컬 패널(3명)이 한다. ‘롱 에지’ 판정이 나오면 심판단은 자신들의 재량인 가산점수(GOE)를 줄 수 없다.

아사다 마오(일본)와 라이벌인 김연아에 대한 견제라는 분석도 있다. 국제 피겨계에 정통한 한 인사는 “이번 시즌부터 아사다의 코치를 맡은 타티아나 타라소바(러시아)는 러시아 피겨계에서 엄청난 영향력을 갖고 있다. 이날 테크니컬 패널 중 한 사람이 러시아 출신이었다. 그런 상황에서 ‘롱 에지’ 문제가 불거진 것은 김연아의 기술을 꼼꼼히 체크하는 등 견제했다는 이야기”라고 말했다.


◆정확한 기술로 극복=판정 논란을 넘는 방법은 정확한 기술 구사밖에 없다. 이지희 심판은 “김연아는 쇼트에서 실수하면 프리에서 더 잘한다. 다만 이번 판정 때문에 다른 심판들이 김연아의 에지를 더 신경 써서 보게 될 것이다. 다음에 확실한 에지를 사용한다면 아무런 문제가 없을 것”이라고 조언했다. 프리스케이팅은 8일 오후 5시(한국시간·SBS 중계) 열린다.

온누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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