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년부동산경기전망>1.프롤로그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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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35면

내년의 부동산경기가 심상치 않다.땅값이 오름세고 주택시장도 서서히 달아오른다.이런 가운데서도 각종 규제완화 방안들이 쏟아져 나와 시장 분위기가 불안한 상태다.대통령선거등 변수가 많은내년의 부동산 시장을 분야별 시리즈로 진단해 본 다.
[편집자註] 내년 부동산 경기동향에 수요자들의 관심이 쏠려있다. 최근 부동산시장이 예사롭지 않은데다 여당과 정부가 각종 규제완화 방안을 앞다퉈 내놓고 있기 때문이다.
내년에 집값이 큰 폭으로 오른다는 설이 부동산가에 공공연히 나돌고 있고 실제 지하철 개통지역이나 강남의 주요 아파트값이 슬금슬금 올라 무주택자들로선 매우 불안하기만 하다.게다가 대선이 맞물려 있는 내년은 경제나 민생보다 표를 의식 한 각종 선심정책이 난무할 것으로 보고 벌써부터 부동산 사냥에 나서는 사람도 적지 않다.
물론 국가의 전반적인 경제가 너무 나빠 부동산값이 도리어 떨어질 것이란 해석도 없지 않다.
그렇지만 요즘 시장 분위기는 오름세 심리가 팽배해 있다.집값이 오를 것을 기대,내놓은 매물을 다시 회수하는가 하면 아예 값을 올려 부르는 일들이 자주 벌어지고 있다.
각종 부동산 지수에서도 상승무드가 역력하다.
건설교통부가 분기별로 조사하는 전국의 땅값 상승률은 지난해 4분기 0.20%에서 올해 1분기 0.22%,2분기 0.24%로 계속 높아졌다.다만 3분기에는 0.21%로 다소 떨어졌지만수도권이나 대도시주변,주요 개발예정지등의 땅값 상승폭은 매우 크다. 여기다 그린벨트 규제완화,공원및 풍치지구 해제,수도권의자연보호권역 해제,낙후지역 개발등과 같은 땅값을 올리는 일련의조치들이 아무런 여과없이 쏟아져나와 시장은 매우 들떠 있다.땅값을 안정시켰던 토지 공개념 관련법의 후퇴나 주택시 장 활성화정책들도 그냥 넘길 수 없는 변수들이다.
집값도 그렇다.주택은행의 도시주택가격 동향조사에 따르면 올해6월을 제외하고는 매달 값이 올랐다.11월까지 상승폭은 1.4%로 지난 한햇동안의 변동폭 -0.2%와 비교하면 엄청난 상승률이다.이는 전국도시주택을 대상으로 조사,상승폭 이 미미하지만서울등 예민한 지역은 매우 불안한 상태다.
그러나 내년 부동산경기 동향은 정부의 의지에 달려있다.
경제가 워낙 바닥이고 일부에선 공황(恐慌)설까지 나돌 정도로심각한 상황이다.이런 마당에 부동산값마저 뛰면 국가 경쟁력이 완전히 떨어져 도저히 회생할 수 없는 지경에 이를 것으로 정부는 보고 있다.
그래서 정부는 부동산시장에 이상기류가 흐르면 강력한 가격 억제책을 내놓을 수밖에 없는 처지다.
국토개발연구원 고철(高鐵)박사는“80년대와 같은 부동산값 폭등현상은 일어날 수 없고 설령 그런 일이 생기면 우리 경제는 더 어려워진다”며 부동산값 안정을 위한 강력한 조치가 필요하다고 주장한다.
부동산및 금융실명제에 따른 개인들의 자금 추적과 부동산 취득현황을 거울 들여다보듯 알 수 있어 시장은 얼마든지 통제할 수있다. 이는 최근 서울의 저밀도 재건축 허용 분위기에 들떠 있는 시장을 하루아침에 잠재운 것에서 충분히 감지할 수 있다.
그렇지만 여권이 대권경쟁에서 불리할 경우 표를 더 우선하는 정책을 내놓을 가능성이 큰데다 내년엔 이래저래 변수가 많아 부동산경기의 향방이 주목된다.
〈최영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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