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즘 박근혜는 ‘경제 공부 중’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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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17면

박근혜(얼굴) 전 한나라당 대표는 최근 한 측근으로부터 “지지자들을 규합해 전국 조직을 만드는 작업에 나서라”는 제안을 받았다. 지난해 대선 후보 경선에서 근소한 차로 패배한 만큼 조직을 튼튼히 해 미리 다음 대선을 준비하자는 의미였다. 그러나 이 말을 들은 박 전 대표는 그 자리에서 거절했다고 한다. “지금 조직이 무슨 의미가 있느냐. 괜한 오해 살 일은 하지 말라”고 ‘엄명’을 내렸다.

대신 박 전 대표는 요즘 금융위기 등 경제 공부에 몰입하고 있다. 리먼브러더스 파산 이후 국내 금융위기가 닥치면서부터 관심이 커졌다는 게 측근들의 전언이다.

박 전 대표와 가까운 구상찬 의원은 “최근 박 전 대표의 화두는 딱 두 가지로 집중된다”며 “하나는 경제 살리기이고 둘째는 국민의 삶의 질 제고 문제”라고 말했다.

그는 “복지 문제는 이미 국회 보건복지가족위를 지망해 상임위 활동에 열심이고 경제 살리기에 관해선 공부 모임 등을 통해 집중적으로 고민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최근 박 전 대표는 경선 때 도왔던 자문 교수와 전문가 그룹을 다시 찾고 있다. “경제위기의 원인과 해법이 무엇인가”라는 질문을 집중적으로 던진다고 한다.

이달 초엔 몇몇 자문 학자·전문가와 만찬을 했다. 가벼운 저녁식사 자리였지만 자연스레 화제가 금융위기 문제로 옮아가면서 당초 두 시간가량 예정됐던 만찬은 세 시간을 훌쩍 넘겼다고 한다. 박 전 대표가 구체적인 사안까지 꼼꼼하게 챙기는 등 적극적인 태도를 보였다고 한다.

◆“수도권과 지방 상생해야”=박 전 대표는 정부의 수도권 규제 완화 방안 발표 이후 연일 비판적 발언을 쏟아내고 있다. 그는 5일 오전 국회 본회의 출석에 앞서 기자들과 만나 “수도권과 지방이 같이 발전하는 방향을 제시하는 게 중요하다”며 “공동 발전하고 상생할 수 있는 방법을 찾아야 한다”고 말했다. 앞서 “지방 발전 대책을 내놓는 것이 먼저다. 선후가 바뀌었다”고 비판한 것과 연장선상이다. 그러나 수도권-지방 갈등이 ‘친이-친박’ 간 계파 갈등으로 비친다는 질문에는 “왜 자꾸 싸우게 하려고 그러느냐”며 선을 그었다.

박 전 대표는 11일 충북 제천을 방문한다. ‘제천 건강도시’ 선포식 참석을 위해서다. 그가 지역구(대구)가 아닌 지방행에 나서는 건 이례적이다. 올 들어 그는 지난 8월 선친인 고 박정희 대통령의 휘호석 제막식이 열린 부산을 찾은 것 외엔 지방을 방문한 적이 없다. 
이가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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