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대선 분석] 미국 첫 흑인 대통령 탄생

중앙일보

입력

앵커: 미국 대선 현장을 중앙일보 국제부문 취재기자들로부터 직접 들어보는 ‘선택 2008, 미 대선’, 강병철 기자와 얘기를 나눠보겠습니다. 강 기자, 안녕하십니까.

기자: 네. 안녕하세요.

미국 첫 흑인 대통령 탄생

앵커: 미국 역사상 처음으로 흑인 대통령이 탄생했습니다. 대선 개표 상황에 대해 설명해주시죠.

기자: 버락 오바마 민주당 후보가 미국 현지 시간으로 4일 실시된 대선에서 당선됐습니다. 애초에는 미국 유력 언론사들이 한국 시간 5일 오전 8시쯤 동부시간대의 인디애나주 투표가 끝나면 출구조사 결과를 바탕으로 당선자 예측을 내놓을 것으로 예상했습니다. 그러나 출구조사 결과를 가지고는 당선자 예측이 불가능한 상황이었던 것 같습니다. 오바마가 압승한다는 여론조사와는 달리 동부시간대 몇몇 주에서는 개표 초반 매케인이 선전했습니다. 그러나 한국 시간 낮 12시쯤 접전지였던 오하이오주 개표 결과, 오바마의 우세가 굳어지자 오바마 당선이 유력해졌습니다. 그리고 한국 시간 오후 1시 서부 시간대의 출구조사 결과와 개표 초반 득표수가 집계되자 오바마 당선이 확실하게 됐습니다.

매케인, 패배 시인 연설

앵커: 존 매케인 공화당 후보도 패배를 깨끗하게 시인했죠.

기자: 매케인 후보는 미 언론사들이 한국 시간 오후 1시 오바마의 승리가 확실하다는 보도를 하자 바로 오바마에게 축하 전화를 걸었습니다. 매케인 자신의 지역구인 애리조나주의 피닉스에서 오후 1시 20분쯤 패배를 시인하는 연설을 했습니다. 매케인은 오바마의 승리를 축하하며 오바마 외할머니의 별세에 대해서도 위로의 말을 전했습니다.

오바마 승리 선언

앵커: 오바마도 승리 선언을 했죠.

기자: 오바마도 매케인의 패배 시인 연설이 끝나자 한국 시간 오후 2시 자신의 지역구인 일리노이주 시카고의 그랜트 공원에서 승리 선언을 했습니다. 패배자가 승복하면 승리 선언을 하는 미국의 대선 관행을 따른 것이죠. 오바마는 연설에서 대선 캠프의 1등 공신인 데이비드 플루프와 데이비드 엑셀로드의 실명을 거론하며 이들을 격려했습니다. 그리고 두 딸들에게 강아지를 선물하겠다는 얘기를 하는 등 유머 감각도 발휘했습니다.

오바마 승리의 이유는

앵커: 오바마 당선의 가장 큰 요인은 무엇이라고 생각하십니까.

기자: 이번 대선은 오바마의 승리라고 할 수 있지만 조지 W 부시 현 대통령에 대한 심판이라고 볼 수 있습니다. 지난해 우리나라 대선도 노무현 전 대통령에 대한 심판으로 진행된 것과 비슷하다고 볼 수 있습니다. 미국의 주요 6개 언론사가 실시한 출구조사에서 유권자들은 이번 선거에서 가장 중요한 이슈를 경제라고 뽑았습니다. 지난 2004년 미 대선에서 유권자들은 이라크 문제로 꼽은 것과는 다른 양상입니다.

매케인 나름대로 선전

앵커: 매케인으로서는 무척 억울하겠습니다. 자신에 대한 평가보다는 부시에 대한 심판으로 선거 분위기가 진행돼서 말입니다.

기자: 매케인 후보는 이번 선거에서 나름대로 선전했습니다. 대선 패배에도 불구하고 대다수의 미국 언론은 “매케인이 악조건 속에서 선전했다”는 평을 주로 내놓고 있습니다. 부시 대통령의 실정으로 자포자기 상태였던 공화당에서도 비난보다는 덕담이 주를 이루고 있죠. 특히 매케인이 히든 카드로 내세운 페일린 부통령 후보도 선거 중반까지 위력을 발휘했습니다. 그러나 미국발 금융 위기로 페일린 효과는 한 달을 버티지 못했습니다.

앵커: 대선은 끝났지만 앞으로 첫 흑인 대통령 오바마에 대한 관심과 전세계 언론의 보도는 더욱 늘어날 것 같습니다. ‘선택 2008, 미 대선-중앙일보 국제부문 기자들로부터 듣는다’, 오늘은 강병철 기자로부터 첫 흑인 대통령을 탄생시킨 미 대선 결과를 들어봤습니다. 감사합니다.

기자: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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