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보통신에 기업미래 달려다-화학.건설.유통그룹들도 눈돌려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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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26면

“기업의 미래는 정보고속도로와 사이버 스페이스에 있다.” 화학.건설.소재.유통등을 주력으로 하는 각양각색의 기업들이 다투어 정보통신분야 진출을 서두르고 있다.
정보통신분야 진출에 나선 기업들은 그룹의 모(母)기업 비중을줄이고 새로 진출하는 정보통신분야를 주력으로 키우려는 그룹 회장의 의지가 반영된 경우가 대부분.
화학분야가 주력인 한화그룹은 그룹회장실에 정보통신 관련 일일보고가 올라갈 정도로 정보통신에 신경을 쓰고 있다.
교환기 생산업체인 동양전자정보통신를 인수,수년전 통신장비사업에 발을 들여놓은 한화는 최근 개인휴대통신(PCS)사업자인 한솔PCS에 자본참여한데 이어 사내에 위성방송사업단을 발족,영상사업 진출도 노리고 있다.
이같은.주력업종 변경형'은 건설업계의 신데렐라로 불리는 청구그룹도 마찬가지.청구는 창업주 장수홍(張壽弘)회장이 직접 컴퓨터와 인터넷을 배울 정도로 정보통신에 관심이 깊다.
이 그룹은 아직 건설이 주력분야지만 2000년대에는 정보통신및 방송.영상등을 그룹 주력사업으로 키울 생각이다.
후발주자인 해태그룹과 삼양그룹도 거의 비슷한 시기에 정보통신회사를 설립하고 정보통신 진출을 선언했다.
통신사업권을 따는데는 실패했지만 자본참여로 꿈을 이룬.7전8기형'그룹들도 있다.지난 6월 PCS 사업자선정에서 고배를 마신 금호그룹은 금호텔레콤을 통해 LG텔레콤의 지분참여와 광주.
전남지역의 사업권을 따냄으로써 통신사업 진출의 발 판을 마련했다. PCS 진출이 좌절된 효성그룹 역시 한국통신의 PCS자회사 프리텔의 2대주주가 됨으로써 통신사업 진출의 꿈을 이뤘다.
해외로 눈을 돌리는.해외진출형'으로는 고합그룹과 일진그룹이 있다. 일진그룹은 미국 PCS사업자인 넥스트웨이브사에 자본참여했고 고합그룹은 최근 자사가 대주주로 있는 미국 INC사를 통해뉴욕 디지털케이블TV사업에 참여하고 있다.
신규사업을 놓고 저울질하고 있는.신중형'그룹도 많다.아직 뚜렷한 움직임을 보이지 않고 있는 쌍용그룹은 기존의 시스템통합(SI)사업을 강화하고 사장실 직속으로 위성방송준비기획단을 발족,위성방송을 준비하고 있다.이밖에 롯데그룹.미원그 룹.한라그룹등도 정보통신분야 진출을 조심스럽게 모색하고 있다.
삼성경제연구소가 최근 발표한 업종별 경기전망보고도 정보통신을제외한 거의 모든 부문이 내년에 침체에서 벗어나지 못할 것으로예측되고 있어 국내 기업의.정보통신 러시현상'은 더욱 가중될 전망이다.

<이형교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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