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워싱턴리포트>美정치단체 '장관 내세우기' 경쟁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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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9면

빌 클린턴 미국대통령의 집권 2기 조각(組閣)내용이 빠르면 5일(현지시간) 발표될 것이라고 전해지는 가운데 지난 선거때 클린턴을 밀었던 집단들이 서로.중요한 자리'를 차지하려고 경쟁적으로 백악관에 압력넣기가 한창이다.
그런가 하면 하마평에 오르내리는 인사들은 슬쩍슬쩍 자신에게 유리한 이야기를 흘리고 중요한 때를 앞두고 입조심.몸조심에 각별히 신경쓰는 모습도 눈에 띄고 있다.
최근 평양에서 헌지커를 데리고 나온 빌 리처드슨 의원은 클린턴의.팀워크 중시'기준을 의식한듯 클린턴과의 호흡이 잘 맞는다는 점을 방북 관련 기자회견 자리에서 은근히 과시했다.
또 주요 신문에 오르내리는 인물 기사를 유심히 보면 누가 누구를 밀고 누구를 밀어내려는지 단박 알 수 있다는게 요즈음 워싱턴 정가의 주요화제다.
아시아계 15개 단체들은 최근 아태미국인연합(APAC)을 결성,의사당에서 기자회견을 갖고“사상 처음으로 아시아계 인사를 각료로 임명,아시아계의 공헌을 인정해달라”고 밝혔다.이들은.장관감'으로 전하원의원 노먼 미네타(현록히드마틴 I MS 운송부문 선임부회장),로버트 마추이(민주.캘리포니아).팻시 밍크(민주.하와이)하원의원,UC버클리대 총장 창린 티엔,국방부차관 프레드 팽,중소기업청차장 진저 류등을 거론했다.다들 일본.중국계다.이중 티엔총장은 이미 클린턴의 최측 근 버넌 조던 변호사가에너지부장관 후보 1순위로 천거한 것으로 알려졌다.
여성계가 유엔주재 미국대사 매들린 올브라이트를 간판스타로 밀고 있다는 것은 이미 잘 알려진 사실이다.CNN방송은 4일 워런 크리스토퍼 국무장관 후임으로 매들린 올브라이트가 가장 유력하다고 보도했다.
올브라이트대사가 지난 3일 저녁 백악관에서 3시간 이상 머물렀으며 4일 낮 현재까지 뉴욕으로 돌아가지 않고 워싱턴에 체류중이라는 것이다.이밖에 검찰차장 제이미 고어릭도 CIA 국장감으로 거론된다.말랑말랑한 일보다.국무장관'쯤 되는 .묵직한 자리'를 원하는 여성계의 희망이 이번엔 받아들여질지도 모른다.
정작 1기 집권때.미국의 인종구성만큼 다양한 각료'라는 인선기준을 내걸었던 클린턴이지만 요즘은 입이 훨씬 무거워졌다.다양한 인선을 강조하다 보니 인사가.능력보다 시혜(施惠)'위주로 흘렀다는 비판을 들었기 때문이다.또 누구보다 여성 을 많이 기용한 대통령이면서도 정작 써보고는 실망한 경우가 많아 이제는 여성 기용에 머뭇거린다는 분석도 있다.
[워싱턴=김수길 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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