학교에서 알려주지 않는 학과 선택법!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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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능이 얼마 남지 않았지만 아직 학교도, 학과도 정하지 못한 수험생들이 많다. 적성이나 흥미를 도외시한 채 점수에만 맞춰서 대학 가는 것은 청년백수가 되는 지름길이다. ‘학교에서 알려주지 않는 학과 선택법’을 쓴 한국교육개발원 강성국(37사진) 소장이 바람직한 학과선택의 기준을 제시했다.

2008년 취업통계조사 결과에 따르면 4년제 대졸자의 정규직 취업률은 48.0%로 2006년 49.2%, 2007년 48.7%에 이어 3년째 낮아지고 있다. 사회적인 원인도 있지만 학생들이대학간판만 보고 성급하게 결정을 내렸기 때문이기도 하다. 강 소장은 “올바른 학과선택은 보람 있는 대학생활을 위해서도 필요하지만 졸업 후 행복한 직장생활을 위해서도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학과를 선택할 때 가장 먼저 생각해야 할 것은 ‘미래’다. “제가 아는 한 학생은 수능 성적이 나빠 당시 비인기학과였던 환경공학과에 진학했어요. 몇 년 뒤 환경의 중요성에 대한 인식이 높아지면서 그 학과는 아주 전망 좋은 학과가 됐죠. 이 친구는 유학까지 다녀와 교수가 됐어요.” 비전 있는 학과를 선택하면 인생이 바뀔 수도 있다. 강 소장은 “몽골어학과 같은 희소성 있는 학과도 자신의 가치를 높일 수 있다”고 덧붙였다. 전도유망한 학과를 추천해달라고 하자 그는 컴퓨터 보안관련 분야를 꼽았다. “우리나라는 세계 최고의 IT강국이지만 보안에는 취약해 앞으로 발전가능성이 무궁무진하죠”.

 강 소장은 2004년도에 고등교육기관 졸업자의 진로동향 분석에 관한 연구를 하면서 우리나라에 1만7000여개의 학과가 존재한다는 사실을 알았다. 그는 “같은 국문학 계열이라고 하더라도 문예창작과나 미디어 국문학․응용한국어문학 등 여러 세부전공으로 나누어져 있다”며 “학생들이 이렇게 수많은 학과가 있다는 사실을 알기라도 했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학과에 대한 정보를 학교에서는 알려주지 않기 때문에 스스로 탐색하는 수밖에 없다. 강 소장은 “각 대학의 학과 사이트를 방문해보라”고 귀띔했다. 학과 홈페이지에는 전공수업의 목표와 내용, 교수진에 대한 유용한 정보가 많다. 한 대학의 학과만 살펴보지 말고 3∼4개 대학의 학과를 같이 비교하면 차이점을 한눈에 알 수 있다. 자유게시판을 통해 학교생활을 추측해보거나 재학생들에게 궁금한 점을 물어보는 것도 많은 도움이 된다.

 적성을 파악하기 위해서는 진로․적성검사, 인성검사를 받아보거나 선생님․부모님․선배들의 조언을 참고하면 된다. 하지만 강 소장은 “여러 분야에 종사하는 사람들을 만나 다양한 직업세계를 직접 경험해보는 것이 제일 좋다”고 권유했다. 아빠가 일하는 직장을 견학해본다든지 성공한 사람들의 이야기를 찾아본다든지 아르바이트를 해보면 막연한 직업세계를 보다 구체적으로 관찰할 수 있다. 그래도 뚜렷한 적성을 발견하기 어렵다면 좋아하는 교과목이나 기울인 노력에 비해 상대적으로 성적이 좋은 과목과 관련된 전공 및 직업을 조사해보는 것도 하나의 방법이다.

프리미엄 송보명 기자
사진_ 프리미엄 최명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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