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개월 어학+1년 인턴 대학생 年 5000명 11월 첫 모집공고

중앙선데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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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6호 12면

해외 인턴십의 확대로 유학 희망자들이 선택할 수 있는 폭이 넓어지게 됐다. 사진은 지난해 10월 서울 롯데호텔에서 열린 ‘미국 37개 대학 유학 박람회’ 모습.

한·미 정부가 ‘보증’하는 WEST
지난 8월 한·미 정상회담에서 WEST 프로그램을 합의한 뒤 외교통상부에는 “내 아
들·딸도 보낼 수 있느냐”는 문의가 폭주하고 있다. WEST가 다른 프로그램과 구별
되는 장점이 많기 때문이다.

골격 잡힌 한·미 WEST 프로그램

먼저 양국 정부가 적극 관여하고 있다. 일반 워킹 홀리데이 프로그램은 개인이 비자
를 받은 뒤 어학 연수와 취업기관을 스스로 찾아내야 한다. WEST는 학생 모집과 선발
은 한국 정부가 하고, 현지 어학기관과 취업 하는 기업 선정은 미 국무부가 추천하는 기관이 대행한다. 그만큼 신뢰도가 높다는 얘기다.

체류 기간도 보통의 최장 1년보다 6개월 많은 18개월이다. 현재 외교통상부와 교육
과학기술부가 ‘글로벌 인턴 지원 추진단’을 구성해 프로그램 출발을 위한 마무리 준비에 한창이다. 외교부 관계자는 “대학교육협의회, 전문대학교육협의회와 협의해 조만간 선발 주체와 기준을 결정할 것”이라고 말했다. 내년 3월 1200명을 우선 파견하는 게 목표다. 신 차관은 “미국 측과 좀 더 협의 한 뒤 11월 말에는 학생 선발 공고를 낼 예정”이라고 말했다.

현재까지 확정된 지원 대상은 ‘대학 재학중이거나 대학을 졸업한 지 1년 이내’인 사람들이다. 학교 성적과 어학 능력, 대학 총장의 추천서를 종합해 선발한다. 외교부 측은 “개인 상황에 따라 자율적으로 할 수는 있지만 대체로 첫 5개월은 어학 연수를 하고, 이어 1년간 인턴십을 한 뒤 1개월 여행하고 귀국하는 일정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선발된 학생들은 미국이 제공하는 어학기관과 업체 리스트 가운데 자신에게 맞는
곳을 고르고 최종 선정되면 주한 미 대사관에서 비자를 얻는다. 왕복 항공료와 5개월
어학 연수 비용은 본인이 준비해야 한다. 신차관은 “저소득층 학생이나 지방대생도 혜택을 받을 수 있도록 20% 정도 쿼터를 정하고 연수비도 장기 저리로 융자해 줄 것”이라고 말했다.
 
유럽 각국에도 활짝
한국과 프랑스가 지난달 20일 취업관광사증 협정을 체결하고 참가 규모를 2000명으
로 정하자 프랑스의 한국 교민들도 놀랐다고 한다. 일찌감치 워킹 홀리데이 프로그
램을 운영하고 있는 일본에 할당된 인원이 1500명이기 때문이다.

외교부 고위 당국자는 “한·미 자유무역협정(FTA)이 체결된 이후 유럽연합(EU)
이 아시아 국가로는 처음으로 우리에게 FTA 협상을 하자고 제의한 것과 비슷한 맥
락”이라면서 “미국과 WEST 프로그램에 합의한 뒤 캐나다가 곧바로 규모를 확대했
고, 프랑스도 적극적으로 나왔다”고 했다.

프랑스 프로그램은 이르면 연말부터 시작된다. 최장 1년간 머무르며 취업과 공부,
관광을 할 수 있다. 대상은 피부양자를 동반하지 않은 만 18~30세의 젊은이들이다.
학력은 상관없다.

비자를 얻으려면 왕복 항공권(또는 항공권 구입에 충분한 자금) 및 초기 체재 비용
(약 2500유로 또는 약 400만원)을 제시해야 한다. ‘ 범죄 경력이 없고, 신체 건강한 자’란 제한도 있다. 비자는 주한 프랑스 대사관에 신청하면 되는데 발급 수수료는 없다. 별도의 취업 허가 없이 입국 후 바로 취업할 수 있고 수시 입출국도 가능하다.

외교부 관계자는 “프랑스는 원칙적으로 체재 기간 연장 및 체류 자격 변경을 허
용하지 않지만 ‘능력과 재능 체류증(carte competences et talents)’ 발급 조건을 충족시키는 사람에 한해 체류 기간을 연장하고 체류 자격도 변경해 준다”고 말했다.

기존 프로그램도 큰 폭 확대2007년 한국의 워킹 홀리데이 프로그램 참가자는 3만3000명이었다. 쿼터 없이 무제한 허용하는 호주에 2만7000명, 캐나다 800명, 일본 3600명, 뉴질랜드 1500명이었다. 쿼터제가 있는 일본과 캐나다의 비자 발급 경쟁률은 4~5대 1이나 된다. 이번에 대폭 확대되 면서 숨통이 트일 전망이다.

참가자들의 애로점을 해결해 주기 위한 현지 서비스도 강화되고 있다. 호주에서는 시
드니 한국 총영사관과 지역 한인 단체가 공동으로 ‘워킹 홀리데이 서포팅센터’ 웹사이트(www.woholer.org.au)를 최근 개통했다.

워킹 홀리데이 프로그램 참가자들의 현지 취업을 알선하기 위한 호주 인력 공급
업체의 한국지사도 설립됐다. 지난달 31일 방한한 ‘AWX’사 톰 스트라천 대표는 “한국 젊은이들이 능력도 있고 성실한데 현지에서 임금을 제대로 받지 못하고 고생하는 경우가 많다”고 한국 법인 설립 이유를 밝혔다. 한국 법인(www.awxkorea.co.kr)

대표 유남희씨는 “취업을 확실히 한 다음 안심하고 호주로 떠날 수 있다”고 말했다. 외교부는 현재 유럽 6개 나라 및 이스라엘과 취업관광사증 협정 체결을 위한 협의를 하고 있다. 프랑스처럼 대부분 학력과 상관 없이 18~30세 젊은이를 대상으로 최
장 12개월 내 어학연수와 취업을 하며 체류할 수 있는 조건을 부여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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