농협, 계약직 대거 정규직 전환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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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부가 공공부문 근로자의 정규직화를 추진하고 있는 가운데 농협중앙회가 비정규직 근로자를 대거 정규직으로 전환하기로 했다.

13일 금융계에 따르면 농협은 오는 23일 자체 선발시험을 치러 계약직 직원 130명을 정규직원으로 채용키로 했다. 대상자는 임시직과 시간제 근로자 중 금융점포의 창구 업무를 2년 이상 맡아온 직원들이다. 이들은 외환위기 이후 계약직으로 신규 채용된 사람이 대부분이지만 구조조정 과정에서 정규직원으로 근무하다 계약직으로 신분이 바뀐 사람도 일부 포함돼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금융권에서 비정규직 직원을 정규직으로 전환하는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농협이 지난 8일 원서접수를 마감한 결과 신청 자격이 있는 800명 대부분이 신청해 6대 1의 경쟁률을 보인 것으로 집계됐다. 이들은 실무능력을 묻는 필기시험과 면접을 치러 합격할 경우 오는 6월 초 정규직으로 발령받는다. 농협은 그러나 이들을 신규채용 형식으로 선발해 계약직으로 근무한 경력은 인정하지 않기로 했다.

농협 관계자는 "비정규직 차별 문제를 완화하고 이들에게 동기를 부여하기 위해 경쟁 방식으로 우수인력을 정규직화하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농협의 이 같은 움직임에 따라 금융계에서 비정규직 전환 논란이 거세질 전망이다. 김정태 국민은행장은 이달 초 비정규직의 정규직 전환 방침을 밝혔고, 금융노련도 올 임단협에서 비정규직 근로자의 처우개선을 주요 안건으로 올려둔 상태다.

나현철 기자

◆5월 14일자 E1면의 '농협, 계약직 대거 정규직 전환' 기사 중 '구조조정 과정에서 정규 직원으로 근무하다 계약직으로 신분이 바뀐 사람도 일부 포함돼 있다'는 내용은 사실과 달라 바로잡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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