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산시내 초.중.고교 극심한 전화체증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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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19면

“2천여명이 하루종일 생활하는 학교에 공중전화가 1~2대밖에없다는 건 좀 잘못된 일인 것 같습니다.” 부산시내 초.중.고교생들은“정보통신시대에서 이런 현실은 빨리 고쳐져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인다.27일 낮12시50분 영남상고 교문옆 공중전화부스. 20여명의 학생들이 차례를 기다리지만 줄이 좀처럼 줄어들지 않는다.
공중전화가 2대밖에 없는데다 그나마 카드전화 1대는 고장난지오래여서 보통 10~20분이상 기다려야 겨우 전화통을 잡을 수있다. 10분간 쉬는 시간에는 줄만 섰다가 종소리가 나면 전화도 못하고 교실로 되돌아 가는 일이 대부분이다.
이 학교 학생들은“전화부스가 지금보다 2곳(4대)만 더 있어도 해결될 수 있는 일”이라며“학교도.극심한 전화체증'을 잘 알고 있으면서도 방법을 찾아 주지 않는다”고 원망했다.더러는.
전화를 오래한다'는 이유로 시비가 돼 급우들끼리 싸우는 일도 자주 일어난다.
이같은 현실은 내성고.덕명여중도 마찬가지.
카드전화 1대,동전전화 1대등 역시 2대씩에 불과하다.
역시 쉬는 시간마다 전화부스 앞에는 전화를 걸려는 학생들로 장사진을 이룬다.
공중전화가 1대도 설치돼 있지 않은 학교도 33곳이나 된다.
설치된 학교도 평균 1.2대 꼴이다.4백95개 초.중.고교에설치된 공중전화는 모두 5백99대(6월말 기준).
학생들은“긴급한 일이 아니라도 친구나 부모님들과 하고 싶은 말을 주고 받으면서 기쁨을 느끼고 이런 것들이 생활이고 문화”라는 주장이다.그러나 이같은 주장에 대한 한국통신의 반박도 만만찮다. 한국통신 부산본부는“공부하는 학교에서 여자 친구와 쓸데없는 전화나 해 무슨 도움이 되겠느냐”며 “학교 공중전화는 비상용으로 가설해 놓은 것”이라고 학생들의 주장을 일축했다.
〈부산〓정용백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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