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농구대잔치>스타양산.포지션개념 확립-농구대잔치 수확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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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40면

83년 시작된 농구대잔치는 한국농구에 포지션개념을 확립하고 스타를 양산했다.
남자농구 초창기는 슈터와 가드의 시대였다.초기 타이틀을 양분한 현대.삼성은 박수교(현대).신동찬(삼성)이라는 대형 가드를내세워 스케일 큰 농구를 선보였다.박은 생애통산 1천5백41점.2백1어시스트를 기록하며 현대의 전성기를 이끌 었고 신은 득점력(1천42점)은 박에게 뒤졌지만 2백75개의 어시스트(게임당 3.16개)로 통산랭킹 9위에 오를만큼 면도날같은 패스가 돋보였다.
농구전문가들은 현역인 강동희(기아).이상민(상무)도 박수교와신동찬의 스케일에는 못미친다고 평가한다.그러나 게임당 7.17개의 어시스트를 기록하며 기아를 단기간에 정상에 끌어올린 유재학이 불과 69경기를 끝으로 은퇴한 것은 두고두 고 아쉬움으로남아있다.한국농구는 포워드나 가드로 분류하기 어려운.슈터'를 중요시해 왔다.이 부문은 이충희(현대)와 김현준(삼성)이 초.
중반을 장식했다.
이충희는 생애통산 4천4백12점으로 김현준(6천63점).허재(기아.5천4백7점)에 이어 득점부문 역대3위.그러나 게임당 득점(26.90점)은 최고였고 182㎝의 작은 키에도 불구하고다양한 슛기술을 개발해 정상에 오른 슈퍼스타였다 .
80년대 센터의 기능은 매우 미약,조동우(삼성).박종천.김성욱(이상 현대)정도가 근대적 개념의 인사이드 플레이를 보여줬다.센터로서 전력의 근간을 이룬 것은 .고공농구'시대를 연 한기범(27㎝).김유택(197㎝.이상 기아)이었다.이 들을 능가할센터는 당분간 없을 듯했지만 서장훈(27㎝.연세대)이 대통을 이었다.특정한 포지션없이도 코트를 휘어잡는 카리스마를 발휘,전력의 핵을 이룬 슈퍼스타들이 있었다.신선우.임정명.이문규가 그주인공.고교시절 가드에서 연세대 진 학이후 센터로 전향한 신선우는 어시스트(29위)부문에 간신히 이름을 올렸지만 진정한 의미에서.올라운드 플레이어'의 원조였다.임정명도 득점력과 리바운드는 보잘것 없었지만 가드 못지않은 시야와 패싱력으로 삼성슈터들의 젖줄 역할을 했고 불같은 투지로 팬들을 매혹했다.농구대잔치 14년을 통해 명멸한 스타들의 모든 장점이 집약된 궁극의 플레이어가 88년 실업무대에 등장했다.바로 허재였다..천재'로까지 불리는 허재는 그러나 매년 물의를 빚으며 액물노릇을 하더니 올시즌을 앞두고는 음주.뺑소니로 경찰에 구속,출전할 기회조차 빼앗기고 말았다.
〈허진석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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