총독부건물 알고보니 '모래城'-곳곳 철근사용 기준미달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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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1면

어느날 국립중앙박물관으로 이용되던 옛 조선총독부 건물이 한꺼번에 무너져내렸다고 가정해보자.우리나라 중요문화재가 일거에 소실되는,실로 끔찍한 일이 벌어졌을 것이다.그러나 이것은 한낱 가정이 아니라 실제상황이 될뻔했다.
22일 철거를 맡은 산천개발과 국립중앙박물관 건립사무국에 따르면 견고(堅固)의 미학 르네상스 건축물의 상징으로 간주됐던 옛 조선총독부 건물이 실제로는 모래성 수준이었던 것으로 밝혀져충격을 주고 있다.해당 구조물의 배근율(철근콘크 리트중 철근비율)은 평균 0.4%로 국내 기준치 0.8~2.0%에 훨씬 미치지 못함은 물론 같은 일제시대에 지어진 다른 건축물에 비해서도 부실하다는 것이다.
산천개발 이리희(李利熙) 것으로 밝혀져 충격을 주고 있다.해당 구조물의배근율(철근콘크리트중 철근비율)은 평균 0.4%로 국내 기준치0.8~2.0%에 훨씬 미치지 못함은 물론 같은 일제시대에 지어진 다른 건축물에 비해서도 부실하 다는 것이다.
여기에 당시 공법상의 50년 콘크리트 수명을 다하고 있는 과정이어서 상황은 더 위험했던 것으로 드러났다.
산천개발 이리희(李利熙)차장은 “내력구조물인 일부 철근콘크리트 보에선 손가락 굵기의 철근이 4가닥 심겨 있는데다 어떤 경우엔 철사 수준의 철근이 발견되기도 했다”면서 “YMCA건물.
고려대 혜화병원건물등 같은 시대의 건축물을 철거해 본 경험으론믿기지 않을 정도로 부실한데 놀랐다”고 밝혔다.
국립중앙박물관 건립사무국 정재중 사무관도 “철근도면상으로 볼때 설계단계에서의 심의통과를 의심케 할 정도로 허술했다”며 “특히 수평으로 작용하는 힘에는 거의 무방비였다”고 공개했다.실제로 지난 13일 마지막 중앙대회의실 해체작업 당 시 콘크리트부분과 화강암 외벽을 연결하는 보부분이 철근 이탈로 분리되는 바람에 일격에 붕괴시키는데 실패했었다.
강주안.이상복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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