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능끝나자 논술과외 기승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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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22면

일류대를 지망하는 서울K고 3년 朴모(18)군은 대학수학능력시험 다음날인 14일부터 유명입시학원 국어강사와 함께 논술고사준비에 들어갔다.40일동안 1주일에 세번씩 진행되는 朴군의 논술 과외비는 3백만원.
지금까지 논술준비를 전혀 하지 않았다는 朴군은 “막연한 논술공부를 미리 하는 것은 시간낭비이므로 유능한 논술선생님과 화끈하게 공부하는게 낫지 않느냐”고 말했다.
朴군의 어머니 朴모(58)씨는 “논술준비가 수능시험에 방해된다고 판단 해 수능 이후 집중투자하기로 아들과 합의했었다”고 말했다. 수능시험이 끝나면서 고액 논술과외가 기승을 부리고 있다. 서울대.연세대.고려대등 전국 27개 대학이 입학전형에서 논술시험을 총점의 2~13.3%정도 반영하는 데다 수능성적이 전반적으로 떨어질 것으로 예상됨에 따라 논술 비중이 상대적으로크게 높아졌기 때문이다.
서울J여고 3학년 朴모(17.서울송파구잠실동)양은 한달간 1주일 내내 공부하는 조건으로 5백만원,재수생 崔모(19.여.서울종로구부암동)양은 1주일에 5시간씩을 탄력적으로 적용하는 4백만원짜리 고액과외를 받고 있다.
개인교습 외에 3~4명이 한팀으로 과외를 받는 경우도 있다.
그러나 전문가들은 “논술을 반짝 과외로 대비하는 것은 불가능하다”고 말하고 있다.
서울대 국문학과 권영민(權寧珉)교수는 “벼락치기식 논술공부를하겠다는 발상 자체가 논술시험의 의미를 잘못 이해하는 것이다.
시사적인 문제를 주제삼아 스스로 글을 써보는 것 외에 특별한 방법은 없다”고 말했다.
또 연세대 민경찬(閔庚燦) 입학관리처장은 “몇가지 정형을 외어 서술할 경우 자칫 감점요인으로 작용할수 있는 만큼 과외보다자신의 생각을 차분히 정리하는 습관이 더 중요하다”고 밝혔다.

<김준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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