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 '자본주의 유입' 民心단속 부심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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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5면

북한이 민심 단속에 더욱 부심하고 있다.북한의 민심단속이 어제 오늘의 얘기는 아니지만 미국등 서방과의 관계개선과 나진.선봉의 본격 개방추진으로 자본주의에 대한 「환상」이 확산될 가능성이 높기 때문이다.여기에는 식량을 구하려는 주민 들의 이동으로 그동안 엄격했던 지역간 통행제한이 깨져 변경지역에서 유입된외국소식이 내륙지역으로 쉽게 전파되고 있다는 판단도 작용한다.
북한은 옛소련및 동유럽 사회주의체제 붕괴후 줄곧 강조해온 자본주의 사상의 유입 가능성을 더욱 소리높여 경계하는 한편 집단포상등을 통해 「우리식 사회주의」의 우월성을 강조하고 있다.
노동당 기관지 노동신문은 지난 13일 『자본주의를 동경하면 사회주의적 생활에 불만을 갖게 되며 나아가서는 사회주의를 배반하는 행위도 서슴지 않게 된다』고 경고했다.이 신문은 지난 2일에도 『청소년에 대한 사상교육을 등한히 하면 그 들의 머리속에 부르주아사상을 비롯한 온갖 자본주의 사상이 침투하게 되며 나중에는 당과 혁명을 반대하는 길에 나서게 된다』고 지적했다.
북한 당국은 이와 함께 집단 포상을 통해 충성심을 유도하고 있다.평양방송 보도에 따르면 지난달 30일 평양의 만수대의사당에서 열린 「전국직업동맹 모범 초급단체위원장 대회」에서는 대회참가자 1천2백여명 전원이 국가훈장과 메달등을 수여받기도 했다. 심지어 북한은 자본주의사상이 침투한다는 이유로 청바지와 치마바지 착용을 전면 금지하고 있다.「청바지는 미제국주의,치마바지는 일제가 만든 전형적인 자본주의의 상징이기 때문」이라는 것이다. 한편 평양주민들은 예전에 비해 비교적 자유롭게 체제의 문제점을 얘기하는등 변화를 보이는 것으로 전해진다.그러나 아직김정일에 대한 충성심에 근본적 변화가 있는 것은 아니라는 견해가 지배적이다.

<김성진 전문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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