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리 인하 효과 느끼려면 시간 걸릴 듯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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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5면

 27일 한은의 기준금리 대폭 인하로 양도성예금증서(CD) 금리도 큰 폭으로 떨어졌다. 주택담보대출 금리는 CD 금리와 연동돼 있으므로 이런 추세가 이어진다면 가계의 원리금 상환 부담이 연쇄적으로 줄어들게 된다. 또 시중은행들은 기준금리 인하 폭 범위 내에서 예금금리를 낮추기로 했다. 이날 CD 금리는 24일에 비해 0.14%포인트 내린 연 6.04%로 밀렸다. CD 금리가 하락세로 돌아선 것은 5월 7일 이후 처음이다.

그러나 이날 채권시장에서는 실거래가 거의 이뤄지지 않아 고시금리만 내린 게 아니냐는 지적도 나오고 있다. 다른 채권금리도 급락세를 보였다. AA-등급 3년 만기 회사채 금리는 0.23%포인트 떨어진 연 7.87%에 거래됐다.

다만 시장이 불안하기 때문에 금리 하락이 장기 추세로 자리 잡느냐에 대해선 전문가들도 확신하지 못하고 있다. 전효찬 삼성경제연구소 수석연구원은 “기준금리를 인하하고 은행채를 한은의 환매조건부채권(RP) 대상에 넣은 것은 이론적으론 시장금리 인하 효과가 있다”고 말했다. 그는 “그러나 국내외 금융시장의 불안과 불신이 워낙 크기 때문에 정책 발표 이후 시장에서 실제로 구체적 액션이 나온 뒤에야 이 같은 효과가 나타날 것”이라고 내다봤다.

양진모 SK증권 애널리스트도 “이번 대책은 새로운 매수세를 만드는 게 아니라 막힌 ‘혈관’을 뚫는 정도라 추가적인 조치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한편 시중은행들은 기준금리 인하에 따라 예금금리를 내리기로 했다. 우리은행은 다음 달 3일부터 예금금리를 0.3~0.75%포인트 내리기로 했다. 국민은행과 하나은행 등도 금리를 인하하기로 하고 시기와 폭을 저울질하고 있다. 신한은행과 외환은행은 시장금리의 움직임을 지켜보면서 인하 여부를 결정할 계획이다.

8%대 중반까지 치솟은 저축은행 예금금리도 떨어질 전망이다. 저축은행중앙회 관계자는 “금리 인하에 대한 고객들의 저항이 있겠지만 최근 인상 폭이 컸기 때문에 시차를 두면서 금리 인하가 이뤄질 것”이라고 말했다.

안혜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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