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비에 꼭 필요한 물건 없어져-강릉지역 괴한침입 스케치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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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23면

…이날 저녁 7시쯤 국방예산 심의로 국회 예결위에 나가 있던김동진(金東鎭)국방장관은 국방부 주요 차관보및 국장들과 함께 보좌관으로부터 무장공비 잔당으로 추정된다는 현지주민 신고에 관한 간단한 보고를 받은 뒤 예산심의에 다시 참여 .
또 1군 예하 강릉지역 사단에 A급 경계태세인 「진돗개 하나」가 발령되고 경계가 강화되자 오후8시30분 상황보고를 받은 윤용남(尹龍男)합참의장이 30분후인 오후9시쯤 급히 합참으로 들어와 합참 지하 벙커에 위치한 상황실에서 정보. 작전참모로 구성된 위기조치반을 가동,작전 현황 파악에 들어갔다.
…무장공비 소탕작전이 사실상 종료된지 1주일만에 강원도강릉시주문진읍에 무장공비 잔당 1명의 소행으로 추정되는 도난사건이 발생, 또 다시 비상사태가 발령되는등 강릉지역은 긴장된 분위기. 사건 발생이후 군은 오후7시 강릉인근지역에 「진돗개 둘」을발령한데 이어 30분후인 7시30분에는 「진돗개 하나」를 발령했으며 이보다 앞서 강릉경찰서도 오후5시쯤 기동타격대를 현장에출동시키고 외곽으로 통하는 국도에 대한 검문검색 에 돌입.강릉지역의 예비군 중대장과 상근예비역도 비상소집돼 상황변화에 대비. …군경합동분석신문조는 이날 洪정표(53)씨와 부인 정형숙(50)씨가 외출한 뒤 오전11시30분쯤 집배원이 우편물을 배달하기 위해 洪씨 집에 들렀을 때 방문이 잠겨 있어 현관에 편지를 놓고 간 것으로 확인됨에 따라 낮12시쯤 침입, 한시간 가량 머물러 있었을 것으로 추정.
또 거동수상자가 오후1시쯤 도주했을 경우 도주 가능거리가 북쪽으로는 양양군현남면인구리, 서쪽은 소금강 입구, 남쪽은 사천면 강릉공원묘원까지로 보고 검문검색을 강화하는 한편 주요 목지점에서 매복작전을 펼치고 있다.
…군당국이 洪씨집에 침입한 거동수상자를 무장공비 잔당일 가능성이 높다고 판단하는 것은 洪씨 집에서 없어진 물건들이 오랜 도주생활로 거동수상자에게는 가장 필요한 물건이기 때문.
밥 2~3공기를 비롯,해초나물.라면.짜파게티.대추드링크.연어건어포 1마리.박카스 1병.과일촌 1병등 음식이 많은데다 오리털파카.겨울바지 1개,트레이닝 바지 1개,속옷.양말등 없어진 물건 대부분이 앞으로의 도주생활에 필요한 물품이라 고 분석.
군은 또 거동수상자가 장롱에 있던 현금 12만원을 가져가지 않고 안방에 그대로 둔 것은 물론 VCR.컴퓨터등 고가품도 가져가지 않은 것은 단순 절도범이 아니라고 분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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