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수주주 株總소집 요구 논란-대한펄프 7명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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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31면

상장사 최초로 소수주주(지분율 1%미만)들이 집단으로 법원에임시주주총회 소집을 요청해 증시의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특히 소수주주의 주총소집 상정예정 안건이 대표이사 교체와 새로운 경영진 선임등 경영권과 직접 관련된 것이어서 상 당한 파문이 예상된다.
문제의 회사는 대한펄프.지분을 7.8% 보유하고 있는 김문일(金文一.금령환경개발 섭외실장)씨등 소수주주 7명은 지난 10월22일 대한펄프를 상대로 임시주총 소집을 신청하는 「임시주주총회소집허가신청원」을 서울지방법원에 제출했다.
법원은 이에따라 지난 5일 1차심의(양측의 대리인들이 참석해의견을 조정하는 과정)를 열었고 소정의 절차를 거쳐 임시주총 소집여부를 결정하게 된다.
소수주주 대표인 金씨는 『대한펄프가 지난 6월초 자회사인 대한무선통신을 통해 무선원격감지제어시스템(SCADA)사업진출을 공시했다가 이를 번복하는 공시를 내는 바람에 7만5천원대까지 오르던 주가가 한때 4만원대로 떨어졌다』며 『회사 를 적자상태로 몰아넣고 신규사업 진출의 번복등을 통해 소액주주들에게 피해를 준 경영진을 교체하기 위한 임시주주총회 소집을 요구하게 됐다』고 밝혔다.
이에 대해 대한펄프측은 펄쩍 뛰고 있다.
대한펄프의 허원(許源)총무부장은 『대한펄프의 SCADA사업 진출 문제는 정부정책과 사업타당성 검토등을 다시한 결과 내려진것이고 적자는 펄프업계 전반에 걸친 현상』이라고 설명했다.
더구나 회사측은 『최근들어 주가 움직임이 지극히 비정상적이어서 작전세력의 시세조종여부 조사를 재경원과 증권감독원측에 요청해놓고 있다』고 밝혔다.
회사측이 보는 적정주가는 1만~2만원선이고 금년 상반기중 40억원의 적자를 냈는데도 주가가 한때 7만원을 넘어갔다는 것은지극히 비정상적인 주가라는 주장이다.6일 현재 주가도 상한가를치면서 6만4백원을 기록했다.
만약 소수주주들의 실력행사가 이뤄질 경우 1대주주인 최병민(崔炳敏)사장 및 그의 특수관계인들의 지분이 24.8%(30만8천주)인 점을 감안하면 소수주주에 의해 대한펄프의 사장 및 경영진이 바뀔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문제는 소수주주들의 주총소집 요구가 어떤 동기에 의한 것인지다.이른바 「작전세력」들이 자신들의 이익을 챙기기 위한 것이냐,아니면 소수주주들의 순수한 의도에서 나온 주주권행사인가는 좀더 지켜볼 일이다.
송상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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