非메모리로 제2전성기 열어야-반도체산업 국제세미나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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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27면

전자산업에서 세계적인 권위를 자랑하는 「미국 버클리 국제경제라운드테이블(BRIE)」과 「미국반도체협회(SIA)」는 4일 한국이 미.일 반도체위원회에 참여해 반도체 무관세화에 적극 동참할 것을 촉구했다.
세계경제연구원(이사장 司空壹).한국반도체산업협회(회장 金光浩)가 이날 신라호텔에서 공동 개최한 반도체산업 국제세미나에서 BRIE는 또 한국 반도체 산업이 제2의 전성기를 누리려면 미.일 선진업체들과의 전략적 제휴를 통해 비메모리사 업을 강화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미국 반도체협회 토머스 암스트롱 부회장은 이날 강연에서 세계반도체 시장규모가 내년 7% 성장에 이어 98년부터는 두자리 수로 증가해 회복세를 보일 것으로 전망했다.매출규모는 올해 1천3백억달러에서 2000년 2천억달러,2010년 1조달러에 달할 것으로 예상했다.암스트롱 부회장은 그러나 한국도 미.일 반도체위원회에 참여해 자유무역원칙을 준수해야 향후 시장에 자유롭게 참여할 수 있다고 강조했다.
미국국가연구위원회(NRC)찰스 웨스너 박사도 한국이 수출입 경제정책에서 외국회사에 대한 차별대우.정부보조금 지급등 각종 규제를 줄여야 한다고 말했다.
한국 BRIE회원인 미국 버클리대 마이클 보러스 교수는 한국반도체업계는 비메모리 진출등 반도체산업 구조조정에 이어 국제적으로 선진기업과의 제품개발등에서 공조체제를 가속화해야 한다고 충고했다.로베르트 리치맨 버클리대 교수도 『비메 모리사업에서 경쟁력을 가지려면 미.일 선진업체들과의 전략적 제휴가 선행돼야한다』고 말했다.이에대해 김광호(金光浩)삼성전자 부회장은 『삼성전자는 비메모리 사업비중을 늘리는등 반도체 산업구조를 고도화시키고 적극적인 세계화를 추진하겠다 』고 밝혔다.
이날 세미나에서 논의된 내용들을 지상중계한다.
◇박재윤(朴在潤)통상산업부장관(安光구차관 대독)=반도체시장의불황과 더불어 우리 업계의 어려움을 가중시키는 요인은 우리 반도체산업이 메모리분야에 너무 치우쳐 있다는 점이다.
기술수준만 보더라도 메모리는 선진국과 대등한 수준을 유지하고있는 반면 기반 분야인 장비.재료나 비메모리는 기술도입및 수입단계에 있다.
이밖에 리드타임.자동화등 생산공정.원재료자급.표준화등에서도 아직 열세를 보이고 있어 여기에 많은 투자와 노력이 필요하다.
정부는 업계와 공동으로 주문형반도체 개발사업,반도체 설계인력육성사업,반도체장비 국산화 개발사업등 국책 기술개발사업을 차질없이 수행하겠다.
또 메모리와 비메모리의 수평발전,국가연구소.학계,그리고 업체간 산.학.연 협력체제구축을 통 해 기초기반기술을 강화하겠다.
반도체산업의 성장을 위해서는 한.미 양국간의 긴밀한 협조체제가 절실하다.정부차원에서 무역장벽제거를 위해 논의해 왔으나 반덤핑규제등은 여전히 남아있다.
반면 민간차원의 협력은 기술도입.합작투자.현지공장 설립등의 방법으로 활발히 진행되고 있다.
◇로버트 리치먼 버클리대교수=한국 반도체업체는 메모리분야의 중요한 기술을 보유하고 있고 대량생산 기술분야에서 탁월한 업적을 남겼다.
그러나 시장변화에 맞춰 반도체산업 구조를 메모리에서 한 차원높게 전환할 필요가 있다.
앞으로는 비메모리분야의 첨단기술이 필요하다.우수한 사람들이 이 전환작업에 참여해야 한다.
사이클타임.판매.생산공정에 대한 기술등이 하나로 통합돼야 한다.따라서 이같은 전반적인 반도체 프로세스 기술이 대단히 중요하다.근로자들의 기술력을 향상시켜야 한다.또 대학의 역할도 중요하다.우수한 인력이나 연구결과를 업계에 공급하는 역할이 대학의 몫이기 때문이다.
◇토머스 암스트롱 미국반도체협회 부회장=1년전 한국에 왔을 때 반도체산업이 연 40%성장을 구가했다.96년에는 25%로 줄어들면서 상황이 갑자기 악화됐다.누구도 예측못했다.
21세기 비전에 대해서도 확신을 못하기는 마찬가지다.단지 확실한 것은 계속 성장할 것이라는 것이다.숫자로 나타내는 것은 큰 의미가 없다.기술의 변화속도가 너무 빨라 예측하기 힘들기 때문이다.내일 모레 경쟁자가 누가 될지도 모른다.
한가지 분명한 것은 과거 18년간 그랬듯이 한국이 경쟁의 주도자가 될 것이라는 점이다.
문제는 많은 나라들의 시장이 폐쇄적이라는 것이다.폐쇄적이면 경쟁이 제대로 이뤄지지 않는다.효율적으로 경쟁하고 공정한 조건에서 가격경쟁을 해야한다.이것이 미국반도체협회의 원칙이다.
반도체 무역에 대한 관세장벽을 내년에 없애야 한다.한국도 2000년을 목표로 장벽을 없애려한다는 것도 알고 있다.이 시기를 신속히 앞당길 필요가 있다.
또 현재 미국과 일본이 운영하고 있는 반도체위원회에 한국도 참여하길 바란다.여기에 참여하는게 생산비용을 줄이는 길이다.
◇조동성 서울대교수=비메모리 분야로 성공적인 이양을 하기 위해서는 메모리 분야에서 그랬던 것처럼 위험을 감당해내는 기업가정신이 필요하다.
여기에다 세계적인 회사와 전략적인 제휴를 하는게 필수적이다.
이를 위해서는 조직적인 학습기술을 배워야한다.한국과 미국기업의제휴를 통해 일본을 능가할 수 있다.지금까지는 이런 제휴가능성을 무시해왔고 오늘 세미나는 이 제휴가능성을 제 시했다.
이원호.신성식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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