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산심의 의원회관 '북적'-地自體 인사들 몰려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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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5면

김정국(金正國)재경원예산실장은 지난주부터 국회 의원회관을 순회하는게 일이다.오는 4일부터 본격 가동되는 예결위를 앞두고 예결위원 50명과 수인사는 물론 상당히 깊숙한 얘기도 나눴다고한다. 정부와 국회간의 관계는 정부 예산안 제출을 계기로 역전된다.10월초까지는 의원들이 과천청사를 찾아가 자신의 이해가 얽힌 예산을 따내려 아우성이었지만 이제는 반전됐다.
심의권을 쥔 국회가 칼자루를 되찾아온 것이다.도지사.시장.군수등의 발걸음까지 이어지면서 의원회관은 말 그대로 문전성시(門前成市)다.
지난달 30일 신한국당 서훈(徐勳.대구동을)의원의 회관 사무실.고교동창인 이진무(李鎭茂)대구시 정무부시장의 전화가 걸려왔다.『대구 중소기업 상설판매 전시장 건립예산이 요구액에서 50억원이나 깎였다.徐의원만 믿는다』고 하소연해왔다.
1일 오후에는 대구시와 각 구청에서 보내는 예산관계 서류가 쏟아지면서 팩스가 한동안 작동이 중단됐다.팩스마저 몸살을 앓는것이다.며칠전에는 『예산담당 직원을 올려보낼테니 의원회관 방에당분간 상주케 해달라』는 요구도 있었다.
김봉호(金琫鎬.국민회의.해남-진도)의원실에도 『다음주중 올라가겠다』는 허경만(許京萬)전남지사의 사전통보가 접수된 상태.평소 친분이 있는 시장 3명도 똑같은 연락을 해놓고 있다.
신한국당 김영진(金榮珍.원주을)의원 사무실.집권 여당의 예결위간사를 맡고 있기 때문인지 각종 지자체.사회단체 인사가 끊임없이 찾아와 하소연한다.
1일 오전에만도 노인.여성단체,강원도청 관계자등 3~4개 기관 인사들이 우르르 몰려와 관련예산 증액을 요구하고 갔다.국회수첩을 손에 든 낯선 인사들이 4~5명씩 떼지어 이방 저방을 누비는 모습은 이제 보편적이다.
김현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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