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식이 왜 건강식일까=한식에는 ‘약식동원(藥食同源)’ 사상이 배어 있다. 윤숙자 한국전통음식연구소장은 “제철 재료를 이용한 발효음식이 많아 먹으면 곧 약이 된다”며 “한식 밥상은 탄수화물, 단백질, 무기질, 비타민, 지방 등 5군 식품을 골고루 먹을 수 있고, 오방색(황·청·백·적·흑) 음식이 많아 오장육부를 건강하게 해준다”고 말했다. 한식은 된장·고추장·김치·젓갈 등 발효식품이 기본이며 채소류와 해산물을 주로 사용하는 저지방식·저칼로리식이다. 정혜경 호서대 식품영양학과 교수는 “서양에서는 채식과 육식 비율이 7대3인 지중해식을 가장 이상적인 건강식으로 본다”며 “한식은 채식과 육식 비율이 8대2인 건강식”이라고 설명했다.
◆한식 세계화의 현주소와 과제=이종미 농심음식문화원장은 “한식의 세계화가 ‘외화내빈(外華內貧)’에 머문 것이 현실”이라며 “자장면이나 스파게티가 한국에서 현지화된 것처럼 외국인들의 입맛에 맞게 한식을 바꾸려는 노력이 미흡했다”고 지적했다.
정부는 해외 한식당 현대화 등 한식 세계화 예산을 2008년 30억원에서 2009년 200억원으로 크게 늘렸다. 표준화 사업도 한창 진행 중이다. 한국식품연구원은 고추장의 매운맛을 5단계로 등급화하는 연구를 진행 중이다. 반면 맛의 표준화는 중요하지 않다는 지적도 있다. “한식당과 식자재를 국제 수준에 맞추려는 노력이 더욱 필요하다”(조태권 회장)는 것이다.
맥도널드가 한국에 들어온 뒤 한국인의 입맛은 다국적 브랜드가 장악하고 있다. 전문가들은 학생들에게 한식의 우수성을 알리는 교육을 하고 고급화·브랜드화해야 한다고 지적한다. 한식을 스토리텔링화해야 한다는 지적도 있다. 정혜경 교수는 “비빔밥·신선로·구절판에는 우리 민족의 특성이 담겨 있다”며 “서양음식과 달리 ‘섞임의 미학’ ‘기다림의 음식’인 한식의 콘텐트로 세계인의 마음에 파고들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는 또 “안동 반가음식, 지리산 산채정식 등 향토음식을 잘 발전시켜 관광산업을 키워야 한다”고 주문했다.
이종미 원장은 “불고기의 원래 이름은 너비아니구이인데 국적 불명의 이름으로 불리고 있다”며 “중국인들이 시금칫국을 비취탕으로 상품화한 것처럼 음식명 하나에도 한국의 멋을 담아야 한다”고 말했다.
박길자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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